이준현 기자
wtcloud83@alphabiz.co.kr | 2025-06-19 11:45:27
[알파경제=이준현 기자] SPC그룹이 윤리·준법 체계를 감독하는 상설 독립기구 'SPC 컴플라이언스 위원회'를 출범하고 김지형 전 대법관을 위원장으로 선임했다고 19일 밝혔다.
16일 서울 양재동 SPC1945 사옥에서 열린 출범식에서 위원회는 첫 회의를 갖고 최근 SPC삼립 시화공장 사망사고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위원회는 회의에서 사업장 전반의 안전사고에 대한 심층적 원인 조사 등 후속 조치 권고안을 의결했다고 SPC측이 전했다.
특히 위원회는 회사의 자발적 조치와 변화 선언만으로는 대외적 신뢰 회복과 근본적 개선이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위원회가 선임한 외부 전문가로 구성되는 조사단을 통해 제빵 공정에서 발생 가능한 사고 원인 등 잠재적 위험 요인에 대한 정밀 조사와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추진하도록 SPC그룹에 권고했다.
위원회는 산하에 노동소위원회를 설치해 그룹의 산업안전 및 노사 이슈에 대한 검토와 대책 수립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SPC 컴플라이언스 위원회는 윤리·준법 관련 정책과 규정을 심의하고 의결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독립성과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위원장 외에 외부위원 3명과 회사 내부위원 1명으로 구성됐다.
외부위원으로는 여연심 법무법인 지향 변호사와 이정희 중앙대학교 교수, 문은숙 국제표준화기구(ISO) 소비자정책위원회 의장이 위촉됐다. 회사 내부위원은 경재형 파리크라상 대표이사가 맡았다.
위원장으로 선임된 김지형 변호사는 대법관 출신으로 2016년 구의역 사고 진상규명위원장, 2018년 김용균씨 사망 사고 관련 특별조사위원장을 맡았다.
삼성전자 백혈병 문제와 관련해 2018년 가족대책위원회 추천으로 조정위원장을 맡아 피해보상 합의를 이끌어냈다. 2020년에는 삼성전자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했으며 현재는 법무법인 지평 고문변호사로 재직 중이다.
이번 위원회 출범은 SPC그룹의 컴플라이언스 체계 구축을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SPC그룹은 2024년 말부터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준법 시스템 확립을 위해 미국 법무부의 '기업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 평가지침(ECCP)' 등을 참고해 진단을 실시했다. 지난 4월 2일에는 'SPC그룹 준법경영 선포식'을 진행했다.
최근 4년간 SPC 계열 제빵공장에서는 3명의 사망사고가 발생하면서 비판 여론이 커지고 있다. 회사측에서는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재발 방지 대책 등을 약속했지만 올해도 사망사고가 발생하면서 비난 여론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김지형 SPC 컴플라이언스 위원장은 "준법에 대한 사회적 요구를 많이 받는 기업일수록 컴플라이언스 체계를 잘 갖출 필요성이 그 만큼 더 크다"며 위원장직 수락 배경을 밝혔다.
그는 "SPC그룹이 사회적 제3자로부터 검증 받는 것은 SPC그룹과 시민사회의 사회적 연대감을 형성해 나가는 데 큰 도움이 된다"며 "컴플라이언스 위원회는 SPC그룹에 준법 문화가 완전히 정착되는 것을 목표로 준법 감시 역할을 수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SPC 관계자는 "준법 정신을 기업의 기본 가치로 확립하고 실천하기 위해 컴플라이언스 위원회를 출범했다"며 "위원회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정도경영을 실천하고 고객의 신뢰를 높여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 알파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