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세린
selinyo@alphabiz.co.kr | 2024-03-07 11:45:13
[알파경제=여세린 기자] 메리츠증권이 유튜브 방송으로 인기가 많은 유명 자문사와 함께 자문형 랩을 출시했다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조기 해지했다.
해당 자문사 대표가 설명회에서 직접 종목명을 공개하는 등 불건전 영업행위를 한 정황을 인지하고 빠른 수습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은 지난 2월 초 에스유투자자문과 손잡고 자문형랩인 ‘메리츠SU자문마운틴랩’을 출시했다가 같은 달 27일 판매를 중지했다.
에스유투자자문사의 규약 위반 영업행위를 파악했기 때문이다.
에스유투자자문사의 김 모 회장은 자문형 랩을 출시한 뒤, 전국에서 설명회를 열어 특정 종목명을 직접 언급하며 추천하거나 고객 계좌를 열어 수익률도 공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상품에는 에스유투자자문의 기존 고객들만 가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약 한 달 동안 30억 원이 모였지만 메리츠증권은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해지를 결정했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광화문 지점에서만 판매하던 상품으로 조기에 리스크를 발견해 곧바로 해지 절차를 밟았다”며 “기존 에스유투자자문 고객 자금 이외 다른 고객은 가입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며 해지 후 환불까지 정리됐다”고 설명했다.
자문형 랩은 자산운용사, 투자자문사의 전문가가 운용 자문을 담아 종목을 추천하거나 고객 계좌를 직접 운용하는 상품이다.
투자자문사는 직접 계좌 개설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증권사와 함께 일종의 위탁 상품을 출시한다.
증권사들은 다양한 투자처 제공을 위해 수익률이 높은 투자자문사, 운용사와 협업해 자문형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편 에스유투자자문은 금융감독원 인가를 받은 투자자문사로, 최근 추천 종목이 연이어 급등하며 개인투자자들에게 이름을 알렸다.
지난 2008년에는 ‘와컴투자연구소’를 운영하며 개인투자자에게 특정 주식 매수를 권고했다가 주가조작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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