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실 기자
kimhs211@alphabiz.co.kr | 2025-03-25 05:00:25
[알파경제=김혜실 기자]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과 KB국민은행의 원화 입출금 계좌 제휴가 시작되면서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점유율 경쟁이 본격화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최근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점유율 1위인 업비트의 독과점에 대한 규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빗썸을 비롯해 코인원 등 하위업체들이 마케팅을 강화하면서 시장 판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5일 글로벌 가상자산 플랫폼 코인게코에 따르면 국내 원화 가상자산거래소의 점유율은 지난달 평균 거래대금 기준 △업비트 68.86% △빗썸 28.69% △코인원 1.76% △코빗 0.45% △고팍스 0.24% 순이다.
◇ 빗썸, KB국민은행과 제휴...잠재 투자자 확보할까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점유율 2위인 빗썸과 KB국민은행 간의 원화 입출금 계좌 제휴가 전날부터 시작됐다. 빗썸은 제휴 은행을 기존 NH농협은행에서 KB국민은행으로 변경하면서 고객 확보에 나섰다.
빗썸에서 가상자산 거래를 위한 예치금 입출금을 위해서는 KB국민은행 계좌를 통해야 한다. 업계에서는 KB국민은행 계좌를 보유한 잠재 투자자가 많기 때문에 점유율 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빗썸은 지난 1월 20일 KB국민은행 계좌 사전 등록을 개시했고, 지난 18일에는 빗썸라운지 강남점에 계좌 개설 창구를 신설하며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섰다.
향후 빗썸과 KB국민은행이 협업을 통해 가상자산 관련 투자 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라 어느 정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이끌지도 관건이다.
◇ 소형 거래소도 본격 마케팅...은행제휴·수수료무료까지
이어 점유율 4위인 코빗도 제휴 은행인 신한은행과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코빗은 신한은행과 2018년부터 제휴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1%도 채 되지 않는 점유율을 보였던 코빗이 최근 신한과의 시너지 강화에 나서고 있다.
코빗은 4월 21일까지 자사 서비스에 새로 가입한 뒤 신한 인증서를 1회 이상 이용하는 선착순 1000명에게 5000원 상당을 보상하는 등 이벤트를 진행하며 고객몰이에 나섰다.
신한은행은 법인 가상자산 시장 허용 움직임에 따라 향후 법인 전용 서비스를 구축해 시장에 대응할 계획이다.
여기에 코인원도 수수료 무료 정책에 이어 환승지원금까지 내놓으며 마케팅을 강화하고 나섰다. 최근 빗썸이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점유율을 늘리자, 코인원 역시 공격적으로 나서 2위와의 격차를 줄이겠다는 의도다.
이런 가운데, 1위 사업자인 업비트가 오는 10월 케이뱅크와의 제휴 계약이 종료되는 만큼 우리은행이나 하나은행 등과 손잡고 1위 수성에 나설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 업비트 독과점 규제 움직임이 관건
관건은 계속되는 업비트에 대한 독과점 규제 움직임이다.
시장점유율 70~80%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독점에 대한 규제 이슈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최근 금융위원회와 공정거래위원회는 업비트의 시장 지배력을 제한하고 중소 거래소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최근 독과점 규제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김 위원장은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독과점 논란을 인지하고 있으며 살펴보겠다"며 "감독당국이 시장 자체 독점을 제한하는 권한에는 제한이 있어 공정위와 논의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금융위원회가 가상자산산업 육성을 위한 가상자산기본법 제정을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독과점 해소 방안을 가상자산기본법에 포함하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독과점 규제가 시장 원리에 맞지 않고 소형 업체 대한 특혜가 될 수 있다는 비판도 있지만, 향후 가상자산입법 과정에서 규제에 대한 방향성이 시장 판도를 바꿀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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