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2.50%로 0.25% 인하…성장전망 0.8%로 '반토박'

이준현 기자

wtcloud83@alphabiz.co.kr | 2025-05-29 11:40:37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이준현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9일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2.50%로 0.25%포인트 낮췄다.

금통위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5월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개최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작년 10월부터 시작된 금리 인하 기조가 7개월째 이어지면서 네 번째 인하를 단행한 것이다.

기준금리 인하 배경에는 1분기 충격적인 역성장과 대내외 경기 불안이 자리 잡고 있다.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 성장률이 전 분기 대비 -0.2% 기록하며 뒷걸음질쳤고,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불확실성까지 겹쳐 경기 침체 우려가 높아졌다.

한은은 이날 경제전망 수정을 통해 올해 성장률 추정치를 석 달 만에 0.7%포인트나 급격히 낮췄다.

0%대 성장률은 한국전쟁 이후 1956년, 1980년 오일쇼크, 1998년 외환위기, 2009년 금융위기, 2020년 코로나19 때를 제외하면 극히 드문 상황이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도 올해 성장률을 0.8%로 전망했고, 현대경제연구원은 1.7%에서 0.7%로 무려 1.0%포인트 하향했다. 8개 해외 주요 투자은행이 제시한 평균 전망치도 0.8%에 불과하다.

이번 금리 인하에는 환율 안정도 뒷받침됐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1487.6원까지 치솟았으나 최근 1360원대까지 하락하며 1300원대 후반에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가계부채 증가세도 둔화됐다. 1분기 가계대출은 2조8000억원 늘어나는 데 그쳐 증가폭이 축소됐다. 5대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22일 기준 746조4천917억원으로 4월 말보다 3조4천69억원 증가했지만, 증가 속도는 이전 달보다 둔화됐다.

하지만 지속적 금리 인하가 부동산 시장과 가계부채를 자극할 위험성도 제기된다.

이번 인하로 한·미 금리 격차는 2.00%포인트로 다시 벌어져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과 환율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올해 1.9%로 2월 전망치와 동일하게 유지했다.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기존 1.9%에서 1.8%로 소폭 하향 조정했다.

전문가들은 한은이 0%대 저성장 기조 탈출을 위해 하반기 1~2차례 기준금리를 추가로 낮출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통화정책만으로는 경기 부양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지적과 함께 추가경정예산 등 재정정책과의 정책 공조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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