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민
hera20214@alphabiz.co.kr | 2023-07-10 11:30:56
[알파경제=유정민 기자] LG에너지솔루션 2분기 실적이 시장의 높은 기대치를 하회했다.
매출은 6개 분기 연속 최대치를 경신했지만, 계절적 비수기에 판가 하락과 비용 부담이 확대되며 시장 기대에 크게 못 미치는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하반기에는 유럽 고객사 이연 수요에 더해 북미 가동률 상승 및 판매량 확대로 부정적 요인을 상쇄할 것으로 전망된다.
◇ 고객사 구매 지연으로 컨센서스 하회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 연결 기준 2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73% 증가한 8조7735억원, 영업이익은 213% 증가한 6116억원으로 집계됐다.
시장 컨센서스 매출액 8조8000억원, 영업이익 7012억원을 모두 하회했다. 계절적 비수기임을 감안해도 가격과 출하량 모두 예상 대비 부진한 흐름이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배터리 셀 판매가격은 지난 1분기 리튬·니켈 등 주요 원재료의 가격 하락분이 연동 반영돼 원형 전지 중심으로 3∼4%가량 인하됐고, 3분기에는 중대형 배터리 판매 가격에도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 하반기 배터리 셀가격 인하를 기다리는 주요 유럽 완성차 고객사 업체들이 1분기 배터리 셀 재고 축적 이후 일시적인 주문량 조정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상대적으로 GM 등 북미 고객사 배터리 셀 수요는 견조하나 얼티엄셀즈 공장 가동률 상승 속도가 다소 더딘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미국 임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에 따른 AMPC(첨단제조생산 세액공제) 보조금 규모는 기존 예상치 대비 줄었다.
◇ 하반기 배터리 판가 하락 본격화
1분기 메탈 가격 하락에 따른 2분기 배터리 판가 하락은 소형 전지 위주로 일어났던 것으로 파악되며, 하반기 본격적인 파우치 배터리의 판가 하락 예상돼 우려가 크다.
박진수 신영증권 연구원은 "자동차용 파우치 EV 전지는 하반기 파우치 배터리 판가 본격 하락이 예상됨에 따라 2분기 중 주요 유럽 고객사의 구매 이연으로 판매량이 부진했고, 완성차업체들의 배터리 재고 확보 시점은 2분기보다는 판가가 추가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하반기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 주력 고객사의 감산 영향이 지속되고 파우치 판가는 전 분기 대비 하이싱글 하락하며 하락폭이 커져 자동차 부문 수익성 부진이 불가피하다"며 "다만 IT 수요가 계절적 성수기에 진입하고, 원통형 판가 하락폭은 로우싱글로 둔화돼 소형부문 수익성은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도 "배터리 원소재 가격 하락 영향으로 인해 2분기뿐만 아니라 3분기까지 배터리 가격 약세가 이어질 전망"이라며 "신규 공장 얼티엄셀즈의 수율 및 가동률 안정화 속도 또한 하반기 배터리 가격 추가 약세가 확정적인 가운데 실적 성장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 고객사 이연 수요·북미 가동률 효과
일각에서는 3분기 유럽 고객사 이연 수요에 더해 북미 가동률 상승 및 판매량 확대가 판매 단가 하락을 상쇄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미국 공장 가동 및 판매는 하반기 본격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박진수 연구원은 "상반기 합산 미국 공장 판매량은 약 5GWh 내외인 것으로 추정하지만 하반기는 13GWh에 달할 것"이라며 "이에 기반한 하반기 예상 크레딧 규모는 약 5400억원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용욱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예상보다 더딘 GM향 출하, 3분기 판가 하락에 따른 실적 우려, 중국 배터리 업체의 미국 시장 진출, AMPC 불확실성 등에 따라 주가 조정은 이어질 수 있다"면서도 "하반기 추가 조인트벤처 모멘텀 및 가파른 캐파 증설에 따른 실적모멘텀은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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