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민
hera20214@alphabiz.co.kr | 2023-03-14 12:23:03
[알파경제=유정민·김상진 기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올해 자동차 185만 대를 생산해 108만 대를 수출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현대차는 지난 9일 울산공장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에게 회사 현황을 소개하는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윤 대통령은 정 회장의 안내로 자동차 수출 선적 부두와 울산5공장 제네시스 생산 라인 등을 둘러봤다. 윤 대통령이 현대차 공장을 방문한 것은 취임 이후 처음이다.
이정민 평판체크연구소장은 “윤 대통령이 사우디 샤힌프로젝트 기공식 참여를 계기로 현대차 공장까지 들렀다는 사실은 현대차 대관, CR부문에는 고무적인 일”이라면서 “이번 방문이 발리 참사 이후 현대차 주변에 흐르는 전운 해소의 시발점이 될지는 지켜봐야 할 문제”라고 분석했다.
◇ 윤석열, 제네시스 대신 벤츠 탑승...현대차 발리참사 악몽
지난해 11월 윤석열 대통령이 동남아시아 순방 당시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G20 공식 의전차량인 현대차 G80 대신 벤츠 차량만 이용했다는 논란이 제기됐다.
당시 인도네시아 현지 언론은 윤 대통령에 대해 '제네시스보다 메르세데스 벤츠를 더 좋아한다'고 보도했다. 윤 대통령이 G20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인도네시아 발리 응우라라이 공항에 도착한 뒤 벤츠를 이용했기 때문이다.
당시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순방 당시 기본적으로 의전차량을 이용했으며 의전과 방탄 두 차량을 혼용했다고 해명했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윤 대통령의 벤츠 탑승은 공식 의전 차량을 제공한 현대차 입장에서 상당히 심각한 문제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면서 “지배구조 개선 등 여러 가지 현안이 존재하는 현대차에 새 정부와의 관계 개선이라는 숙제가 떨어진 것이나 마찬가지 사건”이라고 분석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인도네시아 G20 정상회의에 제네시스 G80 전동화모델과 아이오닉5 등 400여 대의 전기차를 공식 지원한 바 있다.
◇ 정의선, 발리참사 책임 물어 공영운 해임
알파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정의선 회장은 G20 참석 후 귀국해 발리참사의 책임을 물어 현대차그룹의 대관 총괄이던 공영운 사장을 전격 해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측은 공영운 사장 2선 후퇴와 발리참사 간 연관관계가 없다고 부인·해명했다.
하지만 공 사장은 G20 직전 정의선 회장과 함께 IRA법 발효에 따른 전기차 등 수출 위기 대응 방안 모색을 위한 출장까지 다녀오는 등 활발히 활동했다는 점에서 현대차 측의 해명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공 사장은 문재인 정부 시절 숨은 실세였던 김경수 전 경남지사와 고등학교·대학교 선후배 관계로 다양한 대정부 관련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치호 NBNtv 수석 전문위원은 “현대차는 발리 참사를 계기로 윤석열 정부와의 관계를 새롭게 정립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을 것”이라면서 “공영운 사장의 즉각 퇴진이 관계 개선의 시작이라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 윤석열-한동훈, 정몽구 비자금 사건 팀장과 담당 검사
윤석열 대통령은 2005~06년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에 근무하면서 현대차가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일명 정몽구 비자금 사건 정보를 입수한 뒤 이를 상부에 보고해 2006년 대검 중수부가 현대차 비자금 사건 수사에 착수하도록 했다.
윤 대통령은 중수부에 파견돼 이 수사에 적극 참여했다. 당시 윤 대통령은 수사팀장 격이었고 실무검사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었다.
윤 대통령을 검사 시절부터 잘 아는 한 관계자는 “현대차 비자금 사건 때 윤석열-한동훈 팀이 현대차 관련한 문제는 다 들여다봤다고 봐야 한다”면서 “윤 대통령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기소 때도 나라를 바로 세우는 일이라는 신념이 강했던 만큼 만일 현대차에 문제 있다 판단하면 그냥 두고 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문재인 정부 검찰총장 시절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등이 국가 경제 안정을 이유로 이재용 회장 기소를 대놓고 만류했지만 그대로 밀어붙인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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