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림
anarim89@alphabiz.co.kr | 2023-06-21 11:29:33
[알파경제=김우림 기자] 현대차가 글로벌 시장 전기차 판매 목표를 2030년 200만대로 잡았다. 지난해 내놓은 목표치를 상향 조정한 것이다.
특히 이 같은 목표 달성을 위한 중장기 전략 '현대 모터 웨이'를 공개하며 전기차 전략을 구체화했다.
◇ 통합 모듈러 아키텍처(IMA) 도입 등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일 현대차는 '2023 최고경영자(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중장기 전동화 전략 '현대 모터 웨이'를 발표했다.
현대 모터 웨이는 ▲ 통합 모듈러 아키텍처(IMA) 도입을 통한 생산 효율화 ▲ 국내외 전기차 생산 역량 확대 ▲ 배터리 관련 전 영역을 아우르는 밸류체인(가치사슬) 구축 등이다.
앞서 2020년 최초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선보인 현대차는 2025년부터 IMA와 2세대 전용 전기차 플랫폼을 도입할 예정이다.
E-GMP에서는 플랫폼이 같은 차종끼리만 연구개발(R&D) 비용 등 공유가 가능했지만, IMA가 도입되면 차급 및 플랫폼 구분 없이 86개 공용 모듈러 시스템 조합을 통해 차종 개발이 가능해 규모의 경제를 통한 원가 절감 효과가 극대화될 전망이다.
현대차 그룹은 2025년부터 2030년까지 현대차 4종, 제네시스 5종, 기아 4종의 승용 전기차를 2세대 플랫폼으로 개발해 출시할 예정이다.
2세대 플랫폼은 5세대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와 고효율·고출력 모터 시스템 등을 탑재할 예정이며, 향후 경제성과 안전성 등이 장점인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적용도 추진한다.
현대차는 향후 10년간 9조5000억원을 투입해 배터리 성능 향상과 차세대 배터리 선행기술 개발, 인프라 구축 등을 추진한다.
또 소재 수급부터 배터리 설계와 관리에 이르기까지 배터리 분야 전반에 걸친 가치사슬도 구축한다.
생산 역량 강화에도 주력한다. 기존 내연기관 생산라인을 전기차 생산까지 가능하도록 하고, 전기차 수요가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주요 시장에는 별도의 전기차 전용 공장을 설립할 방침이다.
◇ 2030년 전기차 200만대 판매 목표
현대차는 글로벌 시장 전기차 판매 목표를 올해 33만대, 2026년 94만대, 2030년에는 200만대까지 늘리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내놓은 목표치보다 2026년은 10만대, 2030년은 13만대 상향 조정한 수준이다.
목표대로면 현대차와 제네시스의 전기차 판매 비중은 올해 8%에서 2026년 18%, 2030년에는 34%로 성장한다.
2030년 미국과 유럽, 한국 등 주요 지역 내 전기차 판매 비중은 53%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상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 모듈러 아키텍처 차량 개발, 파생모델 운영, 생산기지 및 생산단계 원가절감과 SDV를 통한 부가 매출을 통해 2030년 전기차 수익성 10% 이상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문용권 신영증권 연구원은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에 따라 미국 판매 목표를 가장 크게 올리고, 내수 목표를 하향한 것이 특징"이라며 "하지만 2030년 글로벌 전기차 침투율 30% 이상을 전망한다면 2030년 현대차의 글로벌 전깇차 점유율 목표가 기존 7%에서 하향되었을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 배터리 광물 확보 등 구체적 계획 부족
하지만 여전히 남아있는 과제도 많다.
우선 내연기관 생산라인을 전기차 생산과 함께하는 혼류 생산 계획을 발표했으나, 궁극적으로는 전기차 생산으로의 전환 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문용권 연구원은 "당장 신규 라인 증설보다는 혼류 생산이 빠르겠지만, 혼류 생산에 따른 비효율성 등은 장기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될 것"으로 평가했다.
또 주요 배터리 광물 확보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계획이 발표되지 않았다. 최근 GM, 포드, 테슬라 등이 미국, 캐나다, 호주 등에서 리튬, 니켈 계약을 통해 핵심 광물을 확보해 나가고 있는 만큼 현대차도 서둘러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문 연구원은 "전기차 공장과 배터리 공장 건립은 2년 안에 가능하지만, 채산성을 확보한 리튬과 니켈 광산 확보는 10여 년이 걸릴 수 있기 때문"이라며 "핵심 배터리 광물 확보 여부가 2026~27년 업체 간 수익성에 차별화 요인이 될 것"으로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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