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현 기자
wtcloud83@alphabiz.co.kr | 2026-06-15 11:36:40
[알파경제 = 이준현 기자] 5·18 민주화운동 조롱 비판을 받은 스타벅스 코리아가 전국 모든 매장의 영업을 한날한시에 중단한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대국민 사과에서 약속한 역사 교육이 한 달 만에 전 매장 동시 조기 폐점이라는 형태로 가시화됐다.
신세계그룹은 스타벅스 코리아 마케팅 논란을 계기로 그룹 차원의 역사 인식과 사회적 감수성 교육을 실시한다고 15일 밝혔다.
◇ 27년 만에 멈추는 스타벅스…22일 오후 3시 전 매장 폐점
스타벅스 코리아 매장 파트너들은 오는 22일 교육을 받는다.
이날 전국 모든 매장은 오후 3시 영업을 조기 종료하고 각 점포에서 17일 제작된 교육 영상을 일제히 시청한다.
스타벅스 코리아 전 매장이 영업을 조기 종료하는 것은 1999년 1호점 개점 이후 27년 만에 처음이다.
교육과 함께 브랜드 가치도 다시 점검한다. 이에 앞서 17일에는 사내연수원 신세계남산에서 이마트부문 계열사 임원과 스타벅스 본사 직원을 대상으로 교육이 진행된다.
이마트부문 임원진 전체가 참석해 이번 사태를 그룹의 리스크 관리 과제로 공유한다. 다른 계열사 직원들은 7월 1일부터 2주간 온라인 방식으로 같은 교육을 수강한다.
◇ 사과 한 달 만의 약속 이행…정용진 직접 수강
정용진 회장도 별도로 교육을 받는다.
정 회장은 오는 24일 사장단 회의에 앞서 계열사 대표들과 함께 역사 인식과 사회적 감수성 교육을 수강한다.
이는 정 회장이 대국민 사과에서 밝힌 약속 이행 차원이다.
정 회장은 지난달 26일 사과 당시 "저도 역사 교육을 받겠다"고 밝혔다. 사과 발언 이후 약 한 달 만에 본인이 직접 강의실에 앉는 셈이다.
논란은 5·18 민주화운동 46주년이던 지난달 18일 불거졌다. 스타벅스 코리아가 계엄군과 탱크를 연상시키는 문구를 내건 프로모션을 진행하며 비판이 확산됐다.
정 회장은 논란 다음 날인 19일 서면 사과문을 내고 손정현 당시 대표와 관련 임원을 즉각 해임했다. 불매운동과 집단 소송 움직임이 거세지자 26일 직접 공식 석상에 나서 재차 고개를 숙였다.
◇ 광주시장 압박과 美 선례 작용…시스템 '뒷북' 정비
강기정 광주시장은 지난달 29일 SNS를 통해 한국 스타벅스가 미국처럼 전국 매장 영업을 중단하고 전 직원 역사교육을 실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강 시장은 "2018년 미국 스타벅스도 인종차별 논란이 불거지자 미국 내 8000여 개 매장의 영업을 중단하고 직원 교육을 실시한 사례가 있다"며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책임 있는 결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광주시장이 거론한 미국 선례가 전 매장 동시 폐점이라는 결정적 압박으로 작용한 형국이다.
교육 내용도 확정됐다. 오제연 성균관대 사학과 교수가 1950년대 이후 주요 근현대사를 짚고, 구정우 사회학과 교수가 기업 활동 내 사회적 이슈 고려 방안을 다룬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내부 의사결정 시스템도 개편한다. '사회적 민감도' 체크리스트를 만들고 기획 단계부터 민감 이슈를 사전 점검한다. 콘텐츠 실행 전 관련 부서장이 최종 검토하는 다중 검증 절차도 신설한다.
◇ 꺼지지 않은 불매 여진…진정성 시험대
교육 계획이 발표됐지만 논란의 불씨는 여전하다.
시민단체들이 정 회장과 손 전 대표를 고발했다. 정 회장의 직접 사과 이후에도 불매운동의 여파는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교육과 함께 사회공헌 확대를 추진한다. 근현대 역사 유적지 인프라 개선과 국가 주요 역사 기념일 연계 사업을 진행하고 역사 탐구 동아리 후원에도 나선다.
현대사의 비극을 상업적 도구로 소비한 기업의 안일한 기획이 27년 만의 전 매장 동시 폐점이라는 혹독한 대가로 되돌아왔다. 외형적 수습을 넘어 기업의 체질적 변화를 입증하는 것은 여전히 남은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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