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원 빗썸 대표, 60조원 유령 코인 사고에 "내부통제 부실 인정"

이준현 기자

wtcloud83@alphabiz.co.kr | 2026-02-11 11:49:54

이재원 빗썸 대표이사가 11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빗썸에서 발생한 거액의 비트코인 오지급 사태를 놓고 긴급 현안질의에 답하기에 앞서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이준현 기자] 62만 개 비트코인 오지급 사고를 낸 이재원 빗썸 대표가 내부통제 시스템의 전방위적 부실을 공식 인정했다.

이 대표는 11일 오전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 회의에 출석해 "대규모 국민 자산이 거래되는데도 왜 금융회사에 준하는 내부통제 시스템을 갖추지 않았냐"는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타에 고개를 숙였다.

이 대표는 회의 시작과 함께 "대한민국 디지털자산 시장을 신뢰해 주신 고객 여러분께 사과드린다"며 사과 입장을 밝혔다.

김 의원은 이날 경쟁 거래소인 업비트의 내부통제 시스템과 빗썸을 비교하며 오지급 사고의 구조적 원인을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중앙화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실제 가상자산을 이동시키기 전 데이터베이스상 수량을 변경하는 '장부 거래'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는 대량의 거래를 신속하게 처리하기 위한 것으로 은행이나 증권사도 모두 쓰는 방식이다.

다만, 빗썸의 경우 이벤트 보상 지급 과정에서 데이터베이스상에 '없는 코인' 62만 개가 찍혔는데, 이를 20여 분간 인지하지 못했다. 장부상 수량과 실제 보유 수량 간 비교가 20여 분간 이뤄지지 않은 셈이다.

반면 업비트는 수량 비교·대조를 5분마다 실시하는 상시 숫자 대조 시스템을 운영한다.

이와 관련해 이 대표는 "보유하고 있는 디지털자산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은 하고 있다"면서도 "이번 사고에서는 지급하고자 하는 양과 현재 저희가 보유하고 있는 양을 크로스체크하는 검증 시스템이 반영되지 못했다는 것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벤트 전용 계정'의 부재에 관해서도 확인했다. 다른 가상자산 거래소는 이벤트 보상 지급 시 전용 계정을 운영해 지급 예정 수량을 사전에 확보해 둔 후 전용 계정에서만 지급이 이뤄지도록 한다. 정해진 수량 이상으로 지급이 이뤄지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이 대표는 이벤트 전용 계정에 대해서도 "이번에는 반영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김 의원은 이벤트 보상을 지급하는 과정에서 다중 결재가 이뤄지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김 의원은 "금융회사뿐 아니라 일반 회사도 다중 결재 시스템이 있다. 담당자만 하는 게 아니라 부장이든 차장이든 결재하고, 오류가 걸러지게 되어 있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최근 운영 시스템을 고도화하는 과정에서 다중 결재가 생략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랜 기간 유사한 이벤트를 하면서 다중 결재 시스템도 운영해 왔는데, 최근 거래소 백엔드, 즉 운영 시스템을 고도화하면서 새로운 시스템으로 이전하는 과정에서 이런 부분이 누락됐다"고 답했다.

지난 6일 빗썸에서는 랜덤박스 이벤트 당첨금을 지급하는 과정에서 단위를 '원' 대신 '비트코인'으로 잘못 입력하면서 총 62만 개의 비트코인이 오지급됐다.

이는 약 60조원 상당으로, 빗썸이 실제 보유한 물량을 훨씬 초과하는 규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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