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현 기자
wtcloud83@alphabiz.co.kr | 2023-02-15 11:24:30
[알파경제=이준현 기자] 지난 13일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본사에서 자필 메모지를 남긴 채 50대 근로자가 숨진 채 발견됐다.
KAI 측은 "A씨 사망과 관련해 자세한 내용을 알려줄 수 없다"고 밝혔다.
전임 안현호 KAI 사장 당시 6만3900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직원 사망사고 당시 4만8000원대까지 떨어졌다.
직원 사망사고에 강 사장은 취임 초기부터 줄기차게 희망해왔던 언론사들과의 대규모 기자간담회를 전격 취소했다.
한치호 내외경제TV 전문위원은 "공군 출신 강구영 사장이 취임 직후부터 KAI 주가가 계속 흘러 내렸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최근 KAI를 둘러싼 여러 잡음은 강구영 사장이 KAI라는 기업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 강구영식 주요 간부 면보직…주요 임원들은 쫓겨나
강구영 사장은 지난 해 말 팀장과 실장 등 주요 간부 수십명에 대한 면·보직 인사를 단행했다.
KAI 관계자는 "지난해 연말에 조직 개편한 건 맞다"면서 "면·보직된 사람들은 지금 다 현업에 배치가 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면·보직된 주요 간부 수십명은 이달 초에 현업 배치가 이뤄졌다. 인사가 난 뒤 거의 두달 가까이 아무일 도 안하고 후속 조치만 기다린 셈이다.
일부 직원 주장에 따르면 강 사장은 임원급 인사 20여 명을 퇴출시키고 주요 기능을 수행 중이던 서울사무소를 폐쇄 수준으로 운영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사무소는 대관과 IR, 대외커뮤니케이션 등을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 강구영의 KAI, 미래 먹거리 우주에서 연전연패
지난달 말 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KPS)에 쓰일 인공위성 구조체 제작 사업에서 KAI는 대한항공에 밀려 수주에 실패했다.
KPS 구축을 위해서는 고도 3만6000㎞ 정지궤도에 항법위성 8기를 쏘아올려야 한다. 대한항공과 KAI가 맞붙은 건 1호기의 구조체를 제작하는 사업이었다.
윤주호 엄브렐라리서치 대표는 "윤석열 정부가 우주경제를 띄우며 관련업계가 들썩이고 있지만 몇 년 전까지 민간 우주산업의 주역이던 KAI는 이런 분위기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면서 "강 사장 취임 이후 누리호 고도화 사업 주관사 선정에 실패한 후 우주산업 수주전에 번번히 고배를 마시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KAI는 무게로 값이 매겨지는 위성 제작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인지하고 관련 분야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를 감행하는 등 공격적인 전략을 구사해왔다.
하지만 강구영 체제로 바뀌면서 위성 비즈니스 전략에 대한 큰 로드맵 없이 단순 수주전에만 매달리는 상황에 처한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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