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진 기자
magicbullet@alphabiz.co.kr | 2025-07-29 11:21:08
[알파경제=이형진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29일 포스코이앤씨 건설현장에서 또 다시 산업재해 사망사고가 발생한 것과 관련해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포스코이앤씨 회사에서 올해 들어 5번째 산업재해 사망사고가 발생했다"며 "5명이 일하러 갔다가 돌아가셨다는데 이게 있을 수 있는 일이냐"고 말했다.
전날 경남 의령군 함양~울산 고속도로 의령나들목 공사현장에서는 사면 보강작업을 하던 60대 근로자가 천공기에 끼여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대통령은 "살자고, 돈 벌자고 간 직장이 전쟁터가 된 것 아니냐"며 "어떻게 동일한 사업장에서 올해만 5명이 일하다 죽을 수 있나"라고 질타했다.
특히 "똑같은 장소에서 똑같은 사고가 발생하는 것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일인데 예상할 수 있는 것을 방어하지 않고 사고가 나는 것은 결국 죽음을 용인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심하게 얘기하면, 법률적 용어로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아니냐"며 "'죽어도 어쩔 수 없지' 이렇게 생각한 결과가 아닌지 정말 참담하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건설업계의 다단계 하청 구조도 문제로 제기했다.
그는 "공사 현장을 가면 하청 하나만 있는 것이 아니라 하청의 하청, 4~5번 하청이 되면서 원도급 금액의 절반 정도로 실제 공사가 이뤄지니 안전 시설이나 안전 조치를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법으로 금지된 것인데 방치돼 있다"며 "포스코이앤씨 같은 곳에서 1년에 5번 산재 사고가 나는 것도 그런 것과 관련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안전이라고 하는 것은 당연히 해야 할 의무이지 비용으로 생각해서 아껴야 되겠다고 하면 안 된다"며 "돈보다 생명이 귀중하다는 생각을 모든 사회 영역에서 모두가 다시 되새기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고용노동부는 이날 포스코이앤씨 본사와 전국 65개 공사현장 모두에 대해 산업안전보건감독에 착수한다고 발표했다.
김영훈 고용부 장관은 "포스코이앤씨와 같은 대형 건설사 현장에서 후진국형 사고가 반복해 발생한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엄정한 수사 방침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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