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숙 기자
parkns@alphabiz.com | 2023-03-22 11:39:35
[알파경제=박남숙·김상진 기자] JW중외제약(이하 중외제약)과 HK이노엔 등 제약사 수액을 사용한 중환자들 몸에서 곰팡이균 가짜 양성 반응이 나타났다는 여러 보도를 접하셨을 텐데요.
해당 보도에서 지적된 큰 문제는 곰팡이균에 감염됐다는 가짜 양성반응에 해당 중환자들이 값비싼 치료제로 쓸데없는 치료를 추가로 받았다는 사실이었죠.
심지어 문제의 수액을 허가해 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원래 약품에는 이상 없으니 아무 문제없는 것 아니냐’라는 식으로 나 몰라라 태도로 일관했습니다.
별안간 식약처가 해당 수액의 위해성을 다시 보겠다고 태도를 바꾼 겁니다.
◇ 식약처, 문제의 곰팡이 수액 원재료 변경승인...왜?
일부 언론 보도에 따르면 문제의 중외제약 수액은 '음식을 먹기 힘든 중환자들'이 필수 영양분을 채우기 위해 흔히 맞는 제품입니다.
웬일인지 해당 수액을 몸에 주입하자 중환자들 몸에서 하나같이 곰팡이균 감염이라는 이상소견이 나타난 겁니다.
원인은 중국산 원료 때문으로 제약사는 추정했습니다.
JW중외제약은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수급 문제로 중국산 원료를 쓰게 됐고, 포도당 발효 후 남은 다당류 찌꺼기가 테스트에서 반응을 보였다"고 해명하기도 했습니다.
제약사는 제품을 즉시 반품조치하고 프랑스산 원료로 교체했습니다. 중외제약의 공식 입장은 아무 문제없는 제품이지만 손해를 감수하면서 회수였습니다.
문제 수액의 원재료 변경 승인을 해준 식약처는 정작 ‘약의 안전성과 효과성에 문제가 없다’며, 공식적 회수 조치를 내리지 않았습니다.
◇ 곰팡이 수액 이상소견 누가 발견했나
이상한 점은 또 있습니다. 사고사례를 보고한 각 대학병원들이 진행한 중환자에 대한 곰팡이균 감염 테스트 자체가 일반적이지 않다는 겁니다.
해당 보도들 사건의 발단은 지난해 12월 삼성서울병원 등 주요 대학병원 중환자실 환자들에게서 집단으로 곰팡이균에 감염됐다는 보고가 나왔기 때문입니다.
일상적인 감염 테스트도 아닌데 곰팡이균 감염 사실이 동시다발적으로 나왔다는 것 자체가 정상적인 현상은 아닌 게 분명하다는 것이 의료현장의 목소리입니다.
다시 말해, 누군가 해당 수액 접종자가 곰팡이균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요 대학병원 중환자실에 알렸을 가능성이 높다는 합리적 의심이 가능한 대목입니다.
누가 알렸을까요? 의료현장에서는 JW중외제약이 최초 사건을 접수한 뒤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각 대학병원 등 해당수액 사용 중환자실에 사고사례를 전파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이미 중환자들은 곰팡이균에 감염됐다는 전제 아래 값비싼 치료제를 추가로 처방받아 치료에 나선 상태였습니다.
◇ 식약처, 왜 나몰라라로 일관...변경 승인 때문?
앞서 언급했듯 식약처는 해당 사건에 대해 ‘문제없다’는 식으로 일관했습니다.
이유는 제약사들이 알아서 문제의 수액 제품을 회수했고, 중환자들이 곰팡이균에 감염됐다는 보고도 가짜로 판명됐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테스트에서만 곰팡이균에 감염됐다는 결과가 나왔을 뿐 환자 몸에 아무런 위해가 없었기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인데요.
여기서 식약처의 책임용 안일함이 묻어나옵니다.
문제의 곰팡이 수액 원재료 변경을 허가해 준 당사자는 식약처입니다. 그리고 합리적인 의심이지만 제약사가 문제 소지를 파악하고 각 대학병원 중환자실 등 사고사례를 전파했습니다.
이때, 제약사가 사고상황을 식약처에 거의 실시간으로 보고했을 가능성에 제약업계는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되려 식약처는 공식적인 리콜조치를 명령하지 않고 ‘문제없다’는 태도로 일관하면서 중외제약 등 제약사가 자체 회수하도록 기다렸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나온 발언이 ‘환자에 실제 문제없고 회수됐으니 끝’이라는 입장입니다.
법조계에서는 식약처 등에 책임을 물으려면 해당 사건 피해자들인 중환자들이 소송 등을 통한 집단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그러나 생사를 오가는 중환자가 자신을 돌봐주는 의사의 처방에 문제 있다고 소송 걸 사람이 과연 몇이나 있을까 하는 점입니다.
식약처도 그 점을 잘 알기 때문에 태평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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