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MBK,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박기덕 사장·액트 이상목 대표 고발

8억원 자문계약 체결…주주총회 의결 개입
“건전한 지배구조와 주주권익 보호 위해 철저한 수사 필요”

김영택 기자

sitory0103@alphabiz.co.kr | 2025-09-11 11:21:29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김영택 기자] 영풍이 고려아연 경영진과 소액주주 플랫폼 대표를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섰다.


영풍은 11일 법무법인 케이엘파트너스를 통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박기덕 사장, 그리고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의 이상목 대표를 상법 위반 및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 혐의로 서울용산경찰서에 고발했다.

영풍은 고발장에서 최 회장과 박 사장이 회사 자금을 이용해 주주총회 경영권 방어를 목적으로 부당한 이익을 제공했으며, 액트 이상목 대표가 이를 수수했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최 회장과 박 사장은 지난 4월경 액트와 연간 4억 원, 총 8억 원 규모의 자문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4년 10월 액트 내부 문건 中 고려아연과의 계약 체결 관련 내용. (사진=영풍 제공)


액트는 이 계약을 통해 고려아연 소액주주연대 설립·운영, 주주총회 의결권 위임장 수거 및 전자위임장 시스템 운영, 우호 세력 확보 등의 역할을 수행했다.

이는 상법 제634조의2 제1항이 금지하는 회사의 이사나 경영진이 주주의 의결권 행사와 관련해 회사의 자금으로 재산상 이익을 제공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영풍 측은 밝혔다.

영풍은 해당 계약이 경영진 개인의 지위를 지키기 위한 수단일 뿐, 회사 전체의 이익과는 무관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영풍은 이상목 대표가 계약을 통해 고려아연으로부터 금전을 수령한 점을 문제 삼았다.

상법 제634조의2 제2항은 주주총회에서의 의결권 행사와 관련해 이익을 제공받는 행위를 명확히 금지하고 있다.

영풍은 이상목 대표가 계약을 통해 경영진의 의결권 확보를 지원하고 그 대가로 금전을 취득한 것이 이익수수 금지 규정에 정면으로 반한다고 주장했다.


2024년 9월 3일 ‘고려아연-액트 프로젝트 경과보고서’ 中 (사진=영풍 제공)

영풍은 이번 사건이 단순한 상법 위반을 넘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상 업무상 배임에도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회사의 자금을 경영권 방어라는 개인적 목적에 사용해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는 이유에서다.

고발장에는 "고려아연의 자금은 회사와 주주의 공동이익을 위해 사용돼야 함에도 불구하고, 최윤범 회장과 박기덕 사장이 이를 사적으로 전용했다"며 "이는 명백히 업무상 배임에 해당한다"고 명시돼 있다.

영풍은 액트와 고려아연, KZ정밀(구 영풍정밀)이 자본시장법상 의결권대리행사권유 제도를 위반한 부분도 문제 제기할 예정이다.

영풍 관계자는 알파경제에 “액트는 위임장 용지나 참고서류를 교부하지 않은 상태에서 고려아연과 영풍의 주총 안건을 두고 다수 주주와 접촉한 것”이라면서 “이는 자본시장법 제152조 위반에 해당하며, 금융당국의 정정명령·권유 정지 등 제재와 함께 거짓 기재 시 형사처벌까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상목 액트 대표는 "정상적인 자문 계약으로 위법행위는 전혀 없다"면서 "액트가 소액주주를 동원해 개입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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