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혜영 기자
kay33@alphabiz.co.kr | 2025-06-24 11:51:04
[알파경제=차혜영 기자] SK하이닉스가 충북 청주 사업장에 반도체 후공정을 담당하는 7번째 'P&T(Package & Test) 7' 시설을 짓는다.
이번 시설은 테스트 팹으로 활용될 예정이며, HBM(고대역폭메모리)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후공정 경쟁력 강화를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최근 사내 게시판을 통해 과거 매입한 청주 LG전자 2공장 부지의 기존 건물을 철거하고 새로운 후공정 시설을 짓겠다고 공지했다.
철거 작업은 9월에 완료될 예정이다.
SK하이닉스의 후공정 시설은 현재 이천과 청주 등에 6개소가 운영 중이며, 이번 P&T 7이 7번째가 된다.
새로 건설될 시설의 구체적인 착공 시점과 용도는 확정되지 않았으나, 테스트 팹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시설 확충은 SK하이닉스가 HBM 시장에서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전 세계 D램 시장에서 매출액 기준 36%의 점유율로 삼성전자(34%)를 제치고 처음으로 1위에 올랐다. 특히 HBM 분야에서는 70%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반도체 후공정은 전공정을 거친 웨이퍼에서 개별 칩을 완성하고 최종 제품으로 패키징하는 과정이다. 최근 공정 미세화를 통한 성능 향상이 한계에 다다르면서 패키징 기술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특히 D램을 여러 개 쌓아 만드는 HBM의 경우 적층 수가 많아질수록 방열, 휨 현상 등이 발생해 이를 해결할 고도의 패키징 기술이 필수적이다.
SK하이닉스는 자체 개발한 'MR-MUF(매스 리플로 몰디드 언더필)' 기술을 통해 HBM 제조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이사회에서 5조3000억원을 투입해 청주에 D램 생산기지 'M15X'를 건설하기로 승인한 바 있다. 회사는 20조원 이상 규모의 장기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HBM과 저전력 D램 수요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매출 17조6391억원, 영업이익 7조4405억원으로 분기 사상 두 번째로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42%, 158% 증가한 수치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반도체 후공정의 중요성이 높아지는 만큼 시설을 확충해 후공정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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