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소연 특파원
wsy0327@alphabiz.co.kr | 2026-02-24 13:13:18
[알파경제=우소연 특파원] 글로벌 제조업계가 인공지능(AI) 도입과 구조조정을 통해 인력 감축에 나서는 가운데, 일본의 에어컨 제조업체 다이킨공업은 70세 이상의 고령 인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이례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다이킨은 인위적인 인원 정리를 피한다는 경영 방침 아래, AI로 대체하기 어려운 숙련된 영업 및 설계 감각을 보유한 시니어 인재를 현업에 배치해 실적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니케이)이 24일 전했다.
다이킨 영업기획부에서 근무하는 마나베 유키오(74) 씨는 1975년 입사 이후 약 50년간 에어컨 설계와 기술 영업 분야에 종사해 온 베테랑이다. 그는 정년 퇴직 후에도 재고용되어 현재 계약직 신분으로 주 5일 근무를 소화하고 있다. 마나베 씨는 "오랜 업무를 통해 축적한 제품 및 기술 지식이 영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복잡한 문의를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회사는 마나베 씨와 같은 인재를 체계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시니어 스킬 스페셜리스트'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는 70세까지 근무할 수 있는 일반적인 재고용 제도와 달리, 특정 역량을 갖춘 인재를 회사가 선별하여 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이다. 올해 1월 기준 이 제도를 통해 근무 중인 70세 이상 인력은 총 85명에 달하며, 이들은 국내외 영업 및 기술 지원 분야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다이킨의 이러한 인력 운용은 최근 아마존 등 거대 기술 기업들이 단행하는 대규모 구조조정이나 일본 내 주요 제조업체들의 조기 퇴직 모집과는 대조적이다. 토가와 마사노리 다이킨 회장은 "AI는 창의성을 발휘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시니어가 쌓아온 지혜와 AI를 활용하는 젊은 인재의 역량을 통합하는 데 기업의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정책의 근간에는 1950년대 경영난과 70년대 석유 파동 당시에도 인력 감축을 하지 않았던 다이킨의 '인간 기축 경영' 철학이 자리 잡고 있다. 인사본부 관계자는 "과거 매출 1,000억 엔 미만의 작은 회사를 현재 5조 엔 규모의 글로벌 기업으로 키워낸 시니어들의 소속감과 경험은 회사의 소중한 자산"이라고 밝혔다.
반면 닛산자동차(7201 JP), 파나소닉(6752 JP)등 구조 개혁을 위해 조기 퇴직을 실시한 기업들 사이에서는 핵심 인재가 예기치 않게 유출되는 부작용도 보고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고령화가 가속화되는 '인생 100년 시대'에 숙련된 시니어 인력을 퇴출 대상이 아닌 전략적 파트너로 대우하는 경영진의 의지가 향후 기업 경쟁력을 결정짓는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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