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회장, 美 선 밸리 콘퍼런스 참석후 귀국…"열심히 하겠다"

차혜영 기자

kay33@alphabiz.co.kr | 2025-07-14 11:02:33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6경제단체·기업인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차혜영 기자] 미국에서 열린 글로벌 재계 거물들의 사교 모임 '선 밸리 콘퍼런스' 참석을 마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4일 오전 하반기 실적 개선 의지를 내비쳤다.

이 회장은 이날 오전 6시 40분께 서울 강서구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전용기로 입국한 후 취재진과 만나 출장 소감을 묻는 질문에 "여러 일정을 소화해 피곤하다"고 답했다.

올해 2분기 삼성전자가 영업이익 4조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5.9% 감소한 '어닝쇼크'를 기록한 가운데 하반기 실적 전망에 대해서는 "열심히 하겠다"고 짧게 말했다.

이 회장은 지난 9일부터 13일까지 현지시간으로 미국 아이다호주 선 밸리 리조트에서 개최된 '선 밸리 콘퍼런스'에 참석했다.

이 행사는 미국 투자은행 앨런&컴퍼니가 1983년부터 매년 7월 초 주최하는 국제 비즈니스 회의로, 정식 명칭은 '앨런&코 콘퍼런스'다.

비공개로 진행되지만 글로벌 미디어와 정보기술(IT) 업계 거물들이 참석해 '억만장자 사교클럽'으로 불린다.

올해에는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와 샘 올트먼 오픈AI CEO,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등이 참석했다.

이 회장은 국내 재계 인사 중 유일하게 초청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02년 상무 시절부터 2016년까지 매년 이 행사에 꾸준히 참석했으나, 2017년 국정농단 사건 수사와 재판, 수감 등으로 참석이 중단됐다.

재계에서는 이 회장이 이번 행사에서 글로벌 빅테크 기업 CEO들과 만나 인공지능(AI) 및 반도체 산업 협력 방안을 논의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선 밸리 콘퍼런스는 인수합병(M&A)이나 파트너십 체결 등 '막후 협상'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자리로 유명하다. 실제 삼성전자와 애플이 스마트폰 특허소송을 벌이던 2014년 이 회장이 이 행사에서 쿡 CEO와 직접 만난 후 양사가 미국 이외 지역에서 특허소송을 철회한 사례가 있다.

이 회장은 2017년 법정에서 "선 밸리는 1년 중 가장 바쁜 출장이고 가장 신경 쓰는 출장"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반도체 사업 부진과 재고자산 평가 충당금 반영으로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력 하락과 미국의 대중 제재에 따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의 라인 가동률 하락이 주요 원인으로 지적됐다.

이 회장은 부당합병·회계부정 의혹으로 기소돼 1·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으며, 오는 17일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앞두고 있다.

 

[ⓒ 알파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