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민
hera20214@alphabiz.co.kr | 2023-02-13 11:01:42
[알파경제=유정민 기자] CJ ENM이 구조조정 격랑에 휩싸였다. 특히, 뚜렷한 사업계획도 없이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회사 매각을 위한 사전작업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가 커지고 있다. CJ ENM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1374억 원으로 1년 사이 54% 감소했다. 지난해 4분기만 놓고 보면 영업이익은 78% 급감했다.
◇ CJ ENM, 본부 9개에서 5개로..본격 인력구조조정 가능성
CJ ENM은 지난 달 기존 9개 본부였던 조직을 통폐합해 5개 본부로 줄이고 국장 직책을 없앤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0월 구창근 대표가 취임한 지 석 달만에 이뤄진 대규모 개편인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 따르면 본부에 따라 보직자 수가 적게는 10%, 많게는 40% 줄었고, 이에 따라 현재까지만 10% 이상의 인력이 전환 배치 또는 퇴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사업계획도 수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후속 조직개편이 여전히 진행 중이고, 본격적인 인력 구조조정이 시작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CJ ENM은 지난 9일 실적발표에서 "대외 환경이 불확실하고 변동성이 높기 때문에 조직 개편과 함께 새로운 중장기 전략 방향을 아직 수립하는 중"이라며 "현 시점에서 손익 가이던스를 제공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구조조정 과정을 CJ ENM의 실질적인 오너인 이미경 부회장의 측근이 아닌 이재현 CJ회장의 복심으로 통하는 인사가 주도하고 있다는 점도 특이할 만한 사안이다.
이 회장의 최측근이자 구조조정 전문가로 불리는 구창근 대표는 과거 CJ푸드빌과 올리브영 대표를 지낸 바 있다.
구 대표는 취임 첫 해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끝내고 재무 개선을 위해 일부 사업을 매각한 전력이 있다.
이 때문에 CJ ENM 매각도 일부 전문가들을 통해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한치호 내외경제TV 전문위원은 "이질적 기업문화로 CJ그룹 내 별천지 취급받던 이앤앰이 실적마저 추락하자 이재현 회장의 구조조정 전문가를 투입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CJ그룹의 그동안 행보를 볼 때 구조조정 뒤 기업 건전성을 회복시키면서 기업매각도 가능성 차원에서 열어놓을 수 있다"고 예측했다.
[ⓒ 알파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