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금융권 엇갈린 실적...은행·보험만 웃었다

◇1분기 은행 순이익 7조원...역대급 실적
◇새 회계제도 도입에 보험 이익 급증
◇카드·저축은행·상호금융 이익 악화

이준현 기자

wtcloud83@alphabiz.co.kr | 2023-06-05 10:56:30

[알파경제=이준현 기자] 올해 1분기 금융사 순이익이 16조원을 넘어서며 큰 폭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이중 은행과 보험사 순이익이 12조원가량으로, 금융업권 이익 증가를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카드회사, 캐피탈, 저축은행, 상호금융조합 등 나머지 업권은 순이익이 감소하며 금융권 내에서도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졌다.

 

4대금융지주. (사진=연합뉴스)

 

◇ 1분기 은행 순이익 7조원...역대급 실적

5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은행, 보험회사, 증권사, 카드회사, 캐피탈, 저축은행, 상호금융조합, 자산운용사 등 국내 금융회사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16조2400여억원으로 전년 동기 13조4800여억원보다 2조7600여억원 늘었다.

다만 은행과 보험회사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을 합치면 12조2300억원으로 전년 동기 8조6700억원 대비 3조5600억원 급증해 금융권 전체 실적을 주도했다는 평가다.

시중은행, 지방은행, 특수은행, 인터넷은행을 포함한 은행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7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조4000억원 증가했다.

금감원이 영업실적을 취합한 이래 분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의 순이익이다.

이같은 역대급 실적은 고금리 기조에서 막대한 규모의 이자이익을 낸 데다 비이자이익까지 더해지면서다.

올해 1분기 국내은행의 이자이익은 14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시장금리 하락과 순이자마진 축소 등으로 이자수익이 전 분기 대비 소폭 감소했으나 전년 동기 대비로는 16.6% 증가했다.

이런 가운데 1분기 국내은행 비이자이익은 2조10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4.2% 늘었다. 올해 금리가 하락하면서 유가증권 관련 이익이 1조4000억원 증가했기 때문이다.

 
5대 시중은행 로고. (사진=연합뉴스)

 

◇ 새 회계제도 도입에 보험 이익 급증

생명보험회사, 손해보험회사 등 보험회사 1분기 순이익은 5조23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조1600억원이나 급증했다.

보험회사는 올해 1분기 새로 도입된 회계제도 IFRS17에 따른 효과 등이 반영되면서 역대급 실적을 올렸다.

다만 새 회계제도 적용을 둘러싼 보험사의 실적 부풀리기 논란이 거세지면서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주요 계리적 가정에 대한 통일된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구체적으로 실손의료보험의 계리적 가정 산출 기준 등이 제시됐다. 경험 통계 등 객관적인 지표를 최대한 활용하고, 보험료 산출 방식의 일관성을 유지하도록 했다.

무·저해지 보험 해약률 추정치는 표준형 보험보다 낮게 적용하고, 상품 구조에 따른 계약자 행동 가정을 합리적으로 반영하도록 했다. 또 보험 손익 인식을 위한 CSM 상각 기준 및 위험조정(RA) 상각 기준도 제시했다.

 

이에 따라 CSM 감소로 기존 예상보다는 손익 감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CSM 감소로 기존 예상보다는 손익과 가용자본 감소가 불가피해지는데 이는 금융지주사 계열 보험사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고 말했다.

 

저축은행. (사진=연합뉴스)

 

◇ 카드·캐피탈·저축은행·상호금융 이익 악화

은행 보험 외에도 증권사 역시 올해 1분기 순이익이 2조1401억원으로 전년 동기 2조80억원보다 1321억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카드, 캐피탈, 저축은행, 상호금융 등 나머지 금융업권은 실적 악화로 비상이 걸렸다.

카드회사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4602억원으로 전년 동기 5957억원보다 1355억원이 감소했다.

캐피탈사도 올해 1분기 순이익이 3060억원으로 전년 동기 4584억원보다 1525억원이 줄었다.

자산 1조원 이상 저축은행은 올해 1분기에 926억원 적자를 내며 전년 동기 3841억원 대비 4700억원 순이익이 급감했다.

농협, 신협, 수협 등 상호금융조합은 올해 1분기에 순이익이 742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1억원 줄었다.

자산운용사 순익도 450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610억원이 줄었다.

이에 금융당국은 올해 은행과 보험권에 손실 흡수능력 확충을 통한 자본 건전성 강화, 새 회계기준에 따른 가이드라인 준수, 취약계층을 위한 상생 금융 강화 등을 독려할 계획이다.

반면 실적이 악화한 금융업에 대해서는 부실 관리 강화, 연체율 관리 지원 등을 조치할 예정이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금융권 내에서도 이익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는 만큼 금융당국이 세부 업권 별 차별화한 관리를 통해 리스크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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