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0억 부당대출' 성남지역 새마을금고 임직원 등 6명 송치

김교식 기자

ntaro@alphabiz.co.kr | 2025-11-10 10:54:50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김교식 기자] 경기 성남의 한 새마을금고에서 1800억원 규모의 부당대출 사건이 발생해 관련자들이 검찰에 넘겨졌다. 단일 금고 기준 역대 최대 규모로, 지난해 5대 은행에서 발생한 전체 금융사고 피해액을 웃도는 수준이다.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및 새마을금고법 위반 혐의로 부동산 개발업자 B씨 등 2명과 성남시 A새마을금고 임직원 C씨 등 4명을 포함해 모두 6명을 지난달 말 불구속 송치했다고 10일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부당대출 규모는 당초 파악된 1716억원에서 1800억원으로 늘어났다. 이는 5대 은행의 지난해 금융사고 피해액 1774억원을 상회하는 금액이다.

B씨 등은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법인 20여개를 만들어 이른바 '명의 쪼개기' 방식으로 수십 차례에 걸쳐 대출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대출을 받은 뒤에는 해당 법인과 무관한 부동산 개발사업 등에 자금을 사용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과정에서 담보 가치를 부풀리기 위해 서류를 위조하는 등의 수법을 여러 차례 동원한 것으로 조사됐다. 새마을금고의 동일인 대출 한도는 자기자본의 20% 또는 총자산의 1%를 초과할 수 없으나, B씨 등은 이 규정을 피해 1인당 100억원이 넘는 규모의 대출을 받았다.

A새마을금고 임직원 C씨 등은 대출 업무 실적을 위해 B씨 등의 편의를 봐준 혐의를 받는다. B씨 등이 대출금과 이자를 상당 부분 갚지 못하면서 A새마을금고의 재정 건전성이 악화했다.

지난 6월 기준 이 금고의 연체율은 24.8%, 고정이하여신비율은 31.4%에 달한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지난해 A새마을금고에서 부당대출 사건이 발생한 사실을 인지하고 경찰에 고발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지난 5월 A새마을금고 등을 압수 수색하는 등 관련 수사를 이어왔다.

A새마을금고의 부당대출액은 지난해 5대 은행에서 발생한 전체 금융사고 피해액을 상회하는 규모다. 5대 은행의 금융사고 피해액은 2020년 약 59억원, 2022년 약 822억원, 2023년 약 51억원을 기록하다가 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인 1천774억원으로 늘어났다.

이번 사고가 발생한 금고는 자산 규모 기준으로 전국에서 10위권에 드는 대형 금고다. 검찰에 송치된 이사장을 포함한 임직원들은 중앙회의 해임 및 면직 지시에도 불구하고 계속 출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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