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정민 기자
hera20214@alphabiz.co.kr | 2025-05-09 10:51:24
[알파경제=류정민 기자] 한화그룹 금융 계열사 승계를 앞둔 김동원 한화생명 최고글로벌책임자(CSO) 겸 사장이 해외사업 부진으로 위기에 직면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과거 김 사장이 주도한 캐롯손해보험 역시 수년간 적자를 기록하다 결국 한화손해보험에 흡수합병되며 경영능력에 대한 의구심을 낳고 있다.
더욱이 금융 계열사 지분도 미미한 수준에 그쳐 승계가 지연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 트럼프 대통령 장남 비공개 면담...美 시장 진출 논의 행보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김 사장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와 비공개 면담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한화생명이 미국 증권사 벨로시티 지분을 인수한 것과 관련, 미국 시장 진출 논의를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김 사장은 2023년 2월 CSO 취임 이후 해외사업 확대를 적극적으로 추진해왔다.
다보스포럼 참석 등을 통해 해외 금융 관계자들과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현지 은행 및 ICT 기업과의 전략적 제휴를 모색하는 등 활발한 행보를 보였다.
그러나 실질적인 성과는 미흡하다는 평가다.
◇ 한화생명, 베트남 및 인도네시아 법인 실적 감소
한화생명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베트남 법인의 순이익은 전년 대비 5.0% 감소한 447억3500만원을 기록했으며, 인도네시아 법인은 64억4800만원의 순손실을 냈다.
특히 한화손보와 공동 인수한 리포손해보험의 순이익은 전년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반면, 지난해 전체 보험사의 해외 점포 당기순손익은 1억5910만달러(약 2170억원)를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생보사는 보험영업 확대로 소폭 증가한 6400만달러의 순이익을, 손보사는 대형사고 기저효과로 9510만달러의 순이익을 각각 달성했다.
◇ 캐롯손보 6년간 누적적자 3339억원...김동원 사장 경영능력 입증해야
이런 상황 속에서 한화생명의 해외사업은 김 사장의 경영능력을 입증할 마지막 기회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 사장은 2016년 임원 승진 이후 디지털 및 신사업 부문을 담당해왔으나, 뚜렷한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특히 김 사장이 주도한 캐롯손해보험은 6년간 누적 적자가 3339억원에 달하며, 결국 한화손해보험에 흡수합병되는 실패를 겪었다.
이 과정에서 한화손보의 재매입으로 인한 손실까지 더해져 김 사장 책임하에 발생한 손실은 4000억원을 넘어선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경영 능력은 향후 김 사장의 금융 계열사 승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화 금융 계열사의 시가총액은 3조4255억원에 달하며, 향후 금융지주사 전환도 고려되고 있는 만큼 경영능력과 리더십 검증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김 사장이 보유한 한화생명 지분은 0.03%에 불과해 형제들의 도움 없이는 독자적인 지배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따라서 김 사장이 조속히 경영능력을 입증하지 못할 경우 승계가 더욱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한화생명 측은 해외사업이 개선 추세에 있다고 해명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베트남 법인은 어려운 시장 상황 속에서도 투자수익을 제고해 손익이 소폭 개선되었으며, 올해 설계사 채널 강화 및 방카슈랑스 제휴 확대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인도네시아 법인은 단체건강보험 신계약 증가로 손실이 소폭 개선되었으며, 방카슈랑스 채널 제휴 확대 및 신상품 출시를 통해 보험손익을 개선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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