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삼천닥을 향한 기업 엑시트 절실하다..리노공업 사태를 바라보며

김종효 선임기자

kei1000@alphabiz.co.kr | 2026-04-27 10:58:02

(사진=김수현 한양대 미래인재교육원 주임교수)

 

[알파경제=김수현 한양대 미래인재교육원 주임교수] 리노공업 주가가 곤두박질쳤다. 이채윤 대표이사가 지분 매각 계획을 공시한 충격파다.


27일 오전 리노공업은 전일 대비 12% 이상 폭락하며 10만8900원 선으로 주저앉았다. 이 대표는 다음 달 26일부터 시간외매매를 통해 보통주 700만 주를 팔아치울 예정이다.

이는 전체 주식의 9.18%에 달하며 금액으로는 8600억 원이 넘는 거대한 규모다. 공시된 표면적인 이유는 단순한 자산운용 목적이다.

​하지만 시장의 이면을 들여다보면 한국 코스닥 시장의 참담한 민낯이 드러난다. 리노공업은 그동안 훌륭한 성과를 내며 성장했다. 진짜 문제는 승계다.

자식이 없어 경영권을 물려줄 마땅한 후계자가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억지로 상속을 진행하면 살인적인 세금 탓에 지분의 60% 이상이 공중으로 날아간다.

평생을 바쳐 키운 기업의 경영권이 세금으로 해체되는 기형적인 구조다.

​결국 창업자가 선택할 길은 매각뿐이다. 여기서 한국 자본시장의 치명적인 결함이 여실히 드러난다.

창업자가 정당한 가치를 인정받고 안전하게 빠져나갈 엑시트 구조가 전무하다. 애플이나 구글 같은 글로벌 빅테크는 1년에 수십 개의 기업을 엄청난 프리미엄을 주고 인수한다.

반면 한국은 창업자가 지분을 팔려고 상장 회사를 시장에 내놓으면 주가 폭락과 함께 온갖 비난의 화살만 쏟아진다.

​출구가 막힌 시장에 미래는 없다. 정당한 M&A 생태계가 말라죽으면서 기술 개발에 매진하는 혁신 기업들은 상장을 포기한다. 오히려 엑시트 구조가 확실한 미국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피땀 흘려 키운 기업을 온전히 물려주지도 못하고 제값 받고 팔지도 못하는 작금의 현실을 방치하면 코스닥 3000 시대인 삼천닥은 영원한 망상에 불과하다.

이제는 근본적인 M&A 제도를 뜯어고쳐야 한다. 기업가 정신을 존중하고 벤처 창업부터 코스닥 상장까지 이어지는 선순환 엑시트 활로를 국가가 앞장서서 열어줘야 한다.

상장 기업들이 자연스럽게 인수합병 되는 정상적인 구조를 정착시키지 못하면 코스닥의 도약은 불가능하다.

이번 리노공업 사태는 단순한 오너의 대규모 현금화가 아니다. 엑시트 구조가 붕괴된 한국 자본시장을 향해 던지는 날카로운 경고장이다.

 

*시론_김수현 한양대 미래인재교육원 주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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