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실 기자
kimhs211@alphabiz.co.kr | 2025-06-24 05:00:38
[알파경제=김혜실 기자] 소호시장에서 50대 소비자의 영향력이 다방면으로 확대돼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반면, 젊은 층의 소비는 트렌드에 따라 빠르게 급변해 시장 안정성에 부정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은행 하나금융연구소는 하나카드의 결제 데이터를 기반으로 국내 소호의 세부 업종을 분석한 '소비 환경 변화에 따른 소호 업종 점검' 보고서를 24일 발표했다. 하나카드 데이터사업부와의 협업 하에 2019~2025년 신용·체크카드 결제 데이터를 활용해 분석했다.
‘소호’는 소상공인, 개인사업자, 자영업자를 모두 포괄하는 개념으로, 이중 소호가 주로 영위하는 소매업, 음식점업, 서비스업에 속하는 세부 업종을 대상으로 분석했다.
◇ 50대 소비자 영향력이 교육·미용 등 다방면으로 확대
50대는 ‘100세 시대’의 중간에 위치한다. 자신의 책임(자녀, 직업)을 수행하는 한편 액티브한 소비 생활을 즐기는 이들의 지출 형태는 교육·여가·미용 등의 서비스 업종에서 영향력을 확대 중이다.
출산 고령화로 인해 입시학원의 50대 매출 비중은 2019년 18.7%에서 2024년 26.9%로 증가했다. 또한 은퇴 이후 재취업 수요가 늘면서 기술·전문훈련학원의 50대 매출 비중은 2019년 26.5%에서 2024년 32.6%로 증가했다.
한편, 스스로를 가꾸고 여가를 즐기는 액티브한 면모도 관찰되었다. 피부·체형관리소의 50대 매출 비중은 2019년 17.6%에서 2024년 22.0%로 증가했으며 여행사의 경우 2022년 21.8%에서 2024년 25.5%로 증가하며 업종 회복을 견인했다.
20대 소비는 새로운 소비 트렌드를 이끌며, 자영업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지만 유행 전환이 신속하여 업황 변동성이 높고 객단가가 낮은 점은 단점으로 작용한다.
유행에 민감한 업종은 급속한 성장세를 보이다가 인기가 시들해지면 곧바로 업황이 침체되는 모습을 보인다. 이에 따라 관련 사업 안정성은 다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사진관과 노래방은 셀프사진관, 코인노래방 등 일부 시류성 소비 호조로 인해 20대 매출 비중이 증가한 바 있다. 그러나 20대 비중이 감소하면서 사진관은 2022년부터 성장이 둔화됐으며, 회복세를 보이던 노래방은 2024년 다시 감소세로 전환됐다.
◇ 영유아 관련 업종의 시장 위축과 가격 인상에 따라 지속되는 저출생 기조
저출생은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소호 시장에서 출생아 수 감소는 관련 업종에 대한 수요 위축을 야기한다. 수요 위축 상황에서 매출 보전을 위한 가격 인상도 함께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산후조리원의 경우, 가맹점수는 2022년~2024년 연평균 4.0% 감소한 반면 건당 승인금액은 연평균 23.6% 증가했다. 산후 조리원 외에도 소아과, 아동복판매점, 입시보습학원 등에서 수요 위축과 가격 인상이 관찰되었다.
특히, 필수재적 성격이 강한 의료, 교육 부문의 가격 인상이 두드러졌으며, 이러한 시장 위축과 가격 인상에 따라 출생아수 감소 → 사업체 감소 및 가격 인상 → 점포 접근성 저하 및 육아비 상승 → 육아 부담 확대 → 저출생이 반복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김문태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수요 세대 전환 및 세대별 소비 따라 소비환경이 우호적인 업종으로의 쏠림 현상과 양극화 현상 등으로 소호 시장 리스크가 상승하고 있다"라며 "소비 위축에 따라 패러다임 전환기에 놓인 소호에 대해 세부 업종별 소비 환경과 경쟁 상황에 적합한 맞춤형 상생 지원책을 통해 효과적인 안정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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