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트럼프 중동 순방 동행...'민간 외교관' 역할

류정민 기자

hera20214@alphabiz.co.kr | 2025-05-15 10:45:08

 

[알파경제=류정민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동 순방에 동행하며 눈길을 끌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와의 오랜 친분을 바탕으로, 트럼프 행정부에서 '민간 외교관'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전날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국왕과 트럼프 대통령의 만찬에 참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순방 일정에 초청받은 한국 기업인은 정 회장이 유일하다. 

 

이번 순방에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샘 올트먼 오픈AI CEO,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앤디 재시 아마존 CEO 등 주요 경제인들이 동행했다.

 

이번 일정은 카타르 국왕의 초청으로 성사됐으며, 트럼프 주니어와 각별한 관계인 정 회장이 대미 관계에서 영향력 있는 채널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만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카타르 국왕에게 정 회장을 '아들의 친구'라고 소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카타르 방문 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로 이동, 현지 유통업계 기업인들과 사업 관련 미팅을 진행할 예정이다.

 

UAE는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순방 마지막 방문국이다.

 

업계에서는 정 회장이 이번 중동 순방을 통해 거둘 성과에 주목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이번 순방 기간 동안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가 출자한 스타트업 휴메인에 최신 AI 칩인 블랙웰 GB300 칩을 1만 8000개 이상 판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보잉과 GE에어로스페이스는 카타르항공으로부터 960억 달러 규모의 항공기 주문을 받았다.

 

정 회장은 이번 일정에서 한국과 중동 간 교역 확대를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동 지역에서 한국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 음악 등의 인기로 K-푸드와 K-뷰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F&B, 뷰티, 패션 사업을 전개하는 신세계그룹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중동 지역 수출액은 2020년 146억 달러에서 2024년 197억 달러로 증가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정 회장은 셰이크 타밈 국왕과 만나 카타르를 비롯한 중동과 한국의 다양한 교류에 대한 관심을 표명했다"며 "글로벌 소통 역량을 기업 성과 창출과 시너지로 연결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회장은 지난해 12월 트럼프 주니어의 초청으로 미국 플로리다 팜비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났으며, 올해 1월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도 참석했다. 

 

지난달에는 트럼프 주니어의 방한을 성사시켜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이재현 CJ그룹 회장 등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과의 면담을 주선하기도 했다.

 

한편, 신세계가 확대하고 있는 미국 사업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이마트 미국 자회사인 PK 리테일 홀딩스의 1분기 순매출액은 576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5%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75억 원으로 전년 동기(25억 원) 대비 3배 증가했다.

 

이마트는 올해 매장을 2~3개 늘려 사업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며, 그룹 내 재무 전문가인 제이슨 황 경영전략실 경영총괄 부사장을 지난해 PK 리테일 홀딩스 이사회에 합류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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