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반려동물 사업 둘러싼 회계·거래 관행 의혹 확산

대리점 피해 주장 잇따라...허위매출·물량 밀어내기 의혹 제기

문선정 기자

press@alphabiz.co.kr | 2026-01-15 14:25:27

(사진= 유한양행)

 

[알파경제=문선정 기자] 유한양행이 반려동물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대리점과 협력업체를 상대로 불공정 거래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대리점과 제조사 측은 실물 거래가 없는 상태에서 매출이 먼저 인식되는 구조가 운영됐고, 그에 따른 재무·세무 부담이 일방적으로 전가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14일자 NBN 보도에 따르면, 중소기업 M사와 I사는 지난해 5월 공정거래위원회 산하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 유한양행을 상대로 ‘대리점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신고서를 제출했다.

이들이 주장하는 피해 규모는 각각 약 6억8000만원과 9억3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으며, 이 외에도 추가로 10여 개 대리점이 신고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의 발단은 유한양행이 2021년 반려동물 의약품 및 사료 시장에 진출하면서 시작됐다. 

 

유한양행은 제조사 S사와 독점 위탁제조 계약을 체결하고, 해당 회사 지분 약 21%를 인수했다. 

 

이후 S사가 생산한 제품을 유한양행이 지정한 대리점으로 직접 배송하는 구조가 운영됐다.

대리점과 협력사 측은 유한양행이 사업 초기 유통망과 판매 인력이 충분히 구축되지 않은 상황에서 월 20억~30억원 수준의 매출 목표를 설정했고, 이를 맞추기 위해 실제 납품 이전에 세금계산서를 발행하는 방식으로 매출을 먼저 인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물품을 받지 않은 대리점들은 회계상 매입이 발생한 것으로 처리돼 결제 부담을 떠안게 됐고, 사실상 거부가 어려운 물량 밀어내기 구조였다는 설명이다.

대리점들의 미정산금이 늘어나자 유한양행은 제조사 S사에 대리점 자금 지원을 요구했고, 이에 따라 S사는 약 6억원을 대리점에 대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에도 미정산금 문제가 해소되지 않자 S사 소유 부동산 일부 양도, 채무변제계약서 작성 및 담보 설정, 최대주주 보유 주식과 자산에 대한 질권·근저당 설정 등을 요구받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S사 관계자는 “유한양행의 매출 목표를 맞추기 위한 구조가 결국 납품업체의 재무적 부담으로 이어졌다”며 “문제가 불거진 이후 주문 물량이 급격히 줄어 경영에 타격을 입었다”고 밝혔다.

또한 허위로 발행됐다는 세금계산서를 취소하고 재발행하는 과정에서, 대리점들이 가산세 부과와 체납, 세무조사 및 형사처벌 가능성 등 각종 세무·법적 리스크를 떠안게 됐다는 주장도 나왔다.

유한양행은 공정거래조정원에 제출한 답변서에서 반려동물 사업부문 담당 책임자의 문제를 인지한 뒤 해당 직원을 해고하고, 세금 경정 신고와 대리점과의 합의 등을 통해 사안 해결에 나섰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대리점 측은 “회계 책임자가 아닌 개인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했다”며 “세금계산서 발행과 회계 기장, 부가세 신고는 회사 재무·관리 조직의 업무”라고 반박하고 있다.

해당 책임자는 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제기했고, 이후 회사와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한양행 홍보실은 이번 사안과 관련해 공정거래조정원 대리점분쟁조정협의회의 조정 절차가 신청 취하로 종료됐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합의에 따른 종결이 아닌 절차적 종료에 해당한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으며, 조정이 성립되지 않은 만큼 공정위의 정식 조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현재 신고 기업 외에도 추가 대리점들의 문제 제기가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유한양행의 거래 관행과 회계 투명성을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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