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고은 기자
star@alphabiz.co.kr | 2026-06-02 10:43:37
[알파경제 = 이고은 기자] 노소영 관장이 이끄는 미디어아트 전문기관 '아트센터 나비'가 서울 종로구 사간동의 독립 건물로 이전해 새롭게 문을 연다.
지난 2000년부터 SK그룹 본사인 서린빌딩에 자리 잡았던 아트센터 나비는 이번 이전을 통해 자립적인 운영 환경을 구축하고 미래 문화예술 플랫폼으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이다.
아트센터 나비는 오는 11일 재개관전으로 키네틱 설치 작가 한진수의 개인전 '뜸'을 개최한다고 2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아트센터 나비가 건물 전체를 미술관 공간으로 활용하는 첫 번째 행사로, 기술과 자연, 예술이 교차하는 새로운 거점으로서의 정체성을 강조할 예정이다.
노소영 관장은 이번 재개관에 대해 "26년의 시간을 매듭짓고 사간동의 새 공간에서 다시 문을 여는 이 자리는, 아직 그 형상을 다 드러내지 않은 다음 챕터가 안으로부터 자라나는 시간"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노 관장은 "기계와 자연 사이에서 더디게 발효되는 시간을 탐구해 온 한진수 작가의 작품에서 발견되는 '잉태된 생명성'이야말로, 재개관의 이 순간에 가장 깊이 호응하는 언어"라고 덧붙였다.
아트센터 나비는 고(故) 박계희 여사가 운영하던 워커힐미술관의 후신으로, 한국 최초의 미디어아트 전문기관이라는 상징성을 지닌다. 2000년 12월 서린빌딩으로 이전한 이후 동시대 예술과 과학기술의 접점을 모색하며 다양한 전시와 연구, 국제 협업 프로젝트를 수행해 왔다.
이번 이전은 SK이노베이션과의 법적 분쟁 끝에 결정됐다. SK이노베이션은 아트센터 나비가 2019년 9월 임대차 계약 종료 이후에도 퇴거하지 않고 무단 점유하고 있다며 2023년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지난 2024년 아트센터 나비 측에 부동산 인도와 함께 10억 4천여만 원의 지급을 명령했다. 아트센터 나비 측이 이에 항소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26년간 이어온 서린빌딩 시대를 마무리하고 사간동에서 새로운 운영을 시작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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