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보험사들 자본확충 '총력'...한화생명, 10억달러 신종자본증권 발행 추진

류정민 기자

hera20214@alphabiz.co.kr | 2025-05-30 10:41:06

 

[알파경제=류정민 기자] 대형 보험사들이 건전성 확보를 위해 자본성 증권 발행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자본성 증권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자본의 '양'은 늘었지만 '질'은 악화됐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3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지난 27일 임시 이사회에서 최대 10억 달러 규모의 해외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의결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알파경제에 "최근 금융환경 변화와 자본규제 강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자본성증권을 통한 보완자본 확충에 나서고 있다"라며 "올해 두 차례에 걸친 신종자본증권 발행 역시 이런 대응 전략의 일환으로, 확보한 자금은 운용수익률을 감안할 때 실질적 부담이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한 "금융당국의 K-ICS(킥스) 규제 강화에 맞춰 기본자본 확충은 시간이 걸리지만, ALM 관리를 통해 금리위험을 낮추고 장기채권 확대, 투자리스크 축소, 공동재보험 출재 등 다양한 방법을 병행해 자본건전성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신한라이프 역시 3000억 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을 위해 수요 예측을 실시한 결과, 목표액 대비 4배가 넘는 1조 2140억 원의 매수 주문을 확보했다. 

 

신한라이프는 이번 자금 조달을 통해 오는 8월 만기가 도래하는 3000억 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콜옵션 행사에 대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보험사들이 자본 확충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올해 1분기 9개 대형 생명·손해보험사의 자본성 증권 발행 규모는 15조 3793억 원으로 급증했다. 

 

이는 전년 동기(9조 6478억 원) 대비 59.4% 증가한 수치다. 보험사들은 지급여력(K-ICS) 비율을 높이기 위해 자본성 증권 발행을 늘리고 있다. 

 

킥스 비율은 가용자본을 요구자본으로 나눈 비율로, 보험사의 자본건전성을 평가하는 지표다.

 

하지만 자본성 증권은 유상증자와 달리 회사 지분을 희석시키지 않고 빠르게 자본을 확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손실 발생 시 흡수 능력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현대해상의 경우 지급여력기준금액 중 자본성 증권 비중이 25.6%로 가장 높았으며, 한화생명(23%), 교보생명(20.8%)이 뒤를 이었다.

 

금융당국은 보험사의 자본확충 부담을 낮추기 위해 킥스 비율 규제를 완화하는 대신, 기본자본 킥스 비율 규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세훈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은 "유상증자 등 자본확충이 적기에 이뤄질 수 있도록 지도하겠다"며 "보험산업 내 M&A나 합병 같은 구조조정을 통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보험사들이 차별화를 이뤄내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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