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 KB금융, 예상을 뛰어넘은 실적과 배당

◇2분기 순이익 1조4991억원...분기 최대
◇대손비용 증가...해외자회사도 상당폭 기여
◇자사주 3000억 규모 매입·소각 등 주주환원

김상진 기자

ceo@alphabiz.co.kr | 2023-07-26 10:39:06

[알파경제=김상진 기자] KB금융이 2분기 컨센서스를 큰 폭으로 상회하는 실적을 발표했다.


미래 경기 전망을 반영한 추가 충당금 적립으로 대손비용이 크게 증가했지만, 대출성장률과 순이자마진(NIM)이 상승하면서 순이자이익이 증가했다.

여기에 기대치를 뛰어넘는 약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추가 매입·소각을 발표하면서 주주환원정책에 대한 기대감도 키우고 있다.  

 

KB금융그룹. 사진=KB금융그룹

 

◇ 2분기 순이익 1조4991억원...분기 최대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금융 2분기 당기순이익은 1조499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9% 증가했다.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이다.

이자이익과 수수료이익 중심의 견조한 핵심이익 성장과 전사적 비용관리로 시장 기대를 큰 폭으로 상회하는 실적을 기록했다.

그룹의 상반기 순이자이익은 5조7590억원으로 그룹 순이자마진(NIM) 확대와 2분기 여신성장 회복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5.2% 증가했다.

2분기 그룹 NIM은 2.10%, 은행 NIM은 1.85%로 전 분기 대비 0.06%포인트 각각 상승했다.

이홍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예상을 상회한 주된 부분은 순이자이익인데 가계 대출 수요가 소폭 회복되며 원화대출 성장률이 1.1%를 기록했고 특히 은행 NIM이 전 분기 대비 0.06%포인트 상승한 점이 크게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2분기 순수수료이익은 9514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4.1% 증가했고, 기타영업손익은 3725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3.4% 증가했다.

비이자이익도 FVPL 손익 감소에도 불구하고 전 분기 대비 6.2% 하락에 그치며 선방했다.

KB손보와 라이프생명의 보험손익이 보험계약마진 상각 증가 등에 따라 전분기 대비 개선되었고, KB증권의 수수료수익도 양호했다.

이홍재 연구원은 "이슈가 되었던 계리적 가정 가이드라인 회계처리 방법은 전진법 강행이 아닌 조건부 소급법을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며 "따라서 KB 보험 계열사 역시 보험계약마진이나 K-ICS에 영향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나 그 수준은 당초 우려보다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자료: 하나증권
자료: 하나증권

 


◇ 대손비용 증가...해외자회사도 상당폭 기여

다만 2분기 미래 경기전망을 반영한 추가 충당금 적립으로 대손비용이 6500억원을 상회했다.

대손비용률은 한화오션 충당금 환입이 없었음에도 0.56%포인트를 기록하며 표면적으로는 전 분기 대비 0.07%포인트 하락했지만, 이는 추가 충당금이 약 47% 감소한 영향이며 경상 대손비용률은 0.12%포인트 상승했다.

연체율 등 자산 건전성 악화 속도는 다소 하락하였으나 여전히 모두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고, 부동산 PF 충당금 전입도 있기 때문이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2분기 그룹 대손비용은 6510억원으로 미래 경기전망을 반영한 충당금 추가 적립 1700억원을 제외해도 경상 충당금이 4810억원으로 다소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은행 연결 충당금은 3770억원이지만 별도 충당금이 약 2140억원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나머지 1630억원은 부코핀·프라삭 등 은행 해외자회사들의 충당금인 것으로 추정된다.

최 연구원은 "하반기에는 해외 자회사를 비롯해 은행 충당금이 상당 부분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한화오션 충당금 환입 요인 등까지 감안하면 그룹 대손비용이 상당폭 낮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자료: 하나증권
자료: 하나증권

 

◇ 자사주 3000억 규모 매입·소각 등 주주환원

KB금융 이사회는 2분기 배당으로 주당배당금 510원을 결의했다.

이와 함께 2월에 이어 두 번째로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결정했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현재 동사의 CET1 비율은 13.78%로 충분한 버퍼를 확보하고 있어 주주 환원에 특별한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며 "양호한 이익 수준으로 현금 배당성향 26%를 유지하더라도 하반기 중 추가 자사주 매입 소각을 진행할 것"으로 전망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융당국이 배당보다 건전성 강화를 요구하고 있어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이 쉽진 않을 것으로 예상하였는데 최고의 자본비율을 가진 금융지주다운 시원한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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