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진 기자
letyou@alphabiz.co.kr | 2023-01-30 10:43:44
[알파경제=김상진 기자] 연초부터 업계 선두 미래에셋증권이 후진적 ‘금융 전산사고’를 일으키면서 이용자들의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최대 전산사고 증권사에 이름을 올린 미래에셋증권은 올해도 이런 불명예를 이어갈 지 여부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7억원 유령주 버젓이 팔려..“삼성증권 사고와 유사”
미래에셋증권에서는 지난 26일 매도한 주식 7억원 가량이 다음 날 잔고로 남는 이른바 '유령주'가 버젓이 팔리는 금융사고가 발생했다.
일각에서는 미래에셋증권의 유령주식 사고가 지난 2018년 삼성증권의 무차입 공매도 사건과 비슷하다는 지적이다.
이현권 법률사무소 니케 대표변호사는 “지난해 시행된 자본시장법은 무차입 공매도에 대해 투자자와 위탁증권사 모두 형사처벌과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미래에셋증권의 유령주식 사태는 삼성증권 우리사주 배당사고와 유사하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당시 삼성증권은 우리사주에 1000원 현금 배당을 하려다 주당 1000주를 주는 배당 사고를 냈다.
일부 삼성증권 직원이 매도에 나서면서 삼성전자 주가는 장중 최대 11.7%까지 떨어졌다. 같은 해 7월 금융당국은 삼성증권에 책임을 물었다.
◇ 직원의 단순 실수?..“T+2가 살렸다”
미래에셋증권 측은 유령주식 매도로 인한 피해가 없기에 크게 문제 소지는 없다는 입장이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알파경제에 “주식 매도·매수 거래량 정리 중 직원의 실수로 오류가 발생했다”며 “해당 고객에게 연락해 매매를 취소했으며 고객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고는 실제 주식이 없는데도 매도할 수 있는 무차입 공매도가 가능하다는 것은 미래에셋증권 시스템 부실을 의미한다.
조호진 타키온월드 대표이사는 “전산상 엉킴으로 일어난 사고라면 뚜렷한 해법도 없을 것”이라면서 “미래에셋증권이 추가 피해를 막을 수 있었던 것은 매매 시 적용되는 T+2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주식을 매도하면 거래일+2일 즉, 거래일을 포함한 3영업일 뒤에 돈이 입금 되는 제도를 여전히 시행하고 있다.
◇ 미래에셋증권, 올해도 최다 전산사고 증권사 시동?
국회 자료 등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의 IT 인력 비중은 전체 3726명 중 5.9%를 차지하는 221명으로 확인됐다. 4대 증권사 중에서 IT 인력 비중도 가장 저조했다.
미래에셋증권은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지난 5년간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서비스의 장애 사고로 인한 피해액이 큰 증권사다.
해당 기간 미래에셋증권에서 발생한 서비스 장애 사고는 15차례나 된다.
미래에셋증권에서 발생한 피해액은 총 76억원으로 한국투자증권·삼성증권·NH투자증권·미래에셋증권·키움증권 등 5대 대형 증권사 중에서 비중이 가장 높았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다양한 고객 마케팅 전략의 반만이라도 전산시스템에 투자했다면 장애사고 최다 증권사라는 불명예는 피했을 것”이라면서 “미래에셋증권의 전산사고는 예년과 크게 달라질만한 요소는 없는 것으로 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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