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 3월 은행 연체율 착시...건전성 우려 지속

김혜실 기자

kimhs211@alphabiz.co.kr | 2026-05-28 05:00:30

[알파경제 = 김혜실 기자] 국내 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이 분기말 대규모 채권 정리 효과로 전월 대비 하락했으나, 고금리 장기화 여파로 전년 동기 대비 상승세를 이어가며 건전성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 
특히 대기업 대출에서 이례적인 거액 연체가 발생하고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연체 부담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 

은행창구. (사진=연합뉴스)

◇ 3월 국내은행 원화대출 연체율 0.56%...17년 이후 최고치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은 0.56%로 전월 대비 0.06%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은행들이 분기말을 맞아 연체채권 정리 규모를 전월 1조3000억원에서 4조3000억원으로 대폭 확대한 결과다.
신규연체 발생액은 2조7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3000억원 감소했다. 이에 따라 연체채권 잔액은 전월 대비 1조6000억원 감소했다. 
그러나 전년 동월 대비로는 0.03%포인트 상승하며 2022년 11월 이후 계속된 전년 동월 대비 상승 추세를 이어갔다. 
특히 2017년 이후 분기말 기준 가장 높은 연체율로, 금리 재상승 국면과 맞물려 은행권의 건전성 부담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은경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3월에는 분기 말 연체채권 정리규모 확대 영향으로 연체율이 다소 감소했으나, 2017년 이후 분기말 기준 가장 높은 연체율을 기록하며 금리 재상승 국면에서 건전성 우려가 증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자료: 금융감독원, BNK투자증권

◇ 이례적인 대기업 연체 상승...중소기업·소상공인도 고전
차주별로 살펴보면 3월 말 기업대출 연체율은 0.68%로 전월 대비 0.08%포인트 하락했으나 전년 동월 대비로는 0.06%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전 부문 중 유일하게 대기업 대출 연체율이 0.22%를 기록하며 전월 대비 0.03%포인트, 전년 동월 대비 0.11%포인트 상승했다. 다만 일부 거액 여신의 일시적 연체 발생 때문으로, 전반적인 대기업 대출은 안정적인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대출은 여전히 높은 절대적 연체율 수준을 유지했다.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0.81%로 전월 대비 0.11%포인트 하락했으나 전년 동월 대비로는 0.05%포인트 상승했다. 이 중 중소법인의 연체율은 0.88%로 작년 하반기 대비 상승 압력은 다소 약화되었으나 여전히 5년 내 최고 수준이다. 개인사업자 연체율 역시 0.71%의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유준석 흥국증권 연구원은 "개인사업자 연체율의 전년 동월 대비 변동폭이 42개월 만에 처음으로 0으로 수렴하는 등 상승 폭 자체는 둔화 흐름을 보이고 있다"라며 "그럼에도 중동 지정학 불안에 따른 유가·환율 급등에 더해 최근 가파른 시장금리 상승이 중소기업 및 개인사업자 차주에 미칠 후행적 영향을 감안할 때 단기간 내 추세적인 건전성 개선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기업대출의 건전성 우려와 달리 가계대출은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정책 기조 아래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3월 말 가계대출 연체율은 0.40%로 전월 대비 0.05%포인트, 전년 동월 대비 0.01%포인트 모두 하락했다. 
서울 시내 은행 대출 창구에 한 시민이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연체 리스크 점진적 완화로 경상적 대손비용 축소 전망
향후 은행권의 대손비용 부담은 점진적으로 완화될 전망이다. 
국내외 경기 둔화와 부동산 PF 부실화 우려 등으로 그간 대손비용이 증가해 왔으나, 은행권이 이미 대규모 선제적 충당금을 적립했고 담보 및 보증 비율이 높아 추가 자본 훼손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김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상장 은행 경상적 대손비용이 연체율 상승과 국내외 경기둔화 및 부동산 PF 부실화 우려 등으로 2023년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라며 "다만 대규모 선제적 충당금 적립과 높은 수준의 담보 및 보증 비율, CET 1 관리를 위한 적정 수준 대출 성장 등을 감안하면 추가 자본 훼손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2026년 경기둔화 지속 가능성과 중동 상황 등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우려가 존재하나 경기부양 위한 유동성 확대, 은행 외 자회사 등 추가 충당금 축소, 연체율 사이클의 하락 전환 가능성 등을 감안하면 대손비용 부담은 점진적으로 완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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