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소연 특파원
wsy0327@alphabiz.co.kr | 2026-01-02 12:15:54
[알파경제=(고베) 우소연 특파원] 자산을 소액화해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구조가 기업 경영에 긴장감을 부여하는 동시에 성장을 촉진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주목받고 있다.
일본 대표 리조트 운영사인 호시노리조트는 부동산투자신탁(REIT)을 관광산업에 적극 활용하며 차별화된 성장 전략을 구축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2일 전했다.
호시노리조트·에셋 매니지먼트의 아키모토 켄지 사장은 REIT 구조의 핵심 의의로 ‘운영과 소유의 분리’를 꼽았다.
그는 “호시노리조트의 가장 중요한 의사결정은 자산을 소유하지 않고 운영에 특화하는 것”이라며 “세계적인 호텔 사업자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확장이 필수적인데, 자체 대차대조표만으로는 자금 조달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REIT를 통해 투자 자금을 모아 자산 소유를 분리하면 사업 확장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호텔업 특성상 REIT가 지닌 한계도 존재한다. 안정적인 수익을 중시하는 REIT 구조상, 위험도가 높은 개발 단계 투자는 적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호시노리조트는 일본정책투자은행과 함께 별도의 개발펀드를 설립했다. 메가뱅크 등 기관투자자들이 이 펀드에 참여해 개발 자금을 담당하고 있다.
이 같은 구조를 통해 개발펀드는 신축 호텔을 조성하고, REIT는 완공된 자산을 매입하는 역할을 맡는다. 운영은 호시노리조트가 담당한다.
아키모토 사장은 “소유·운영·개발이 분리되면서도 같은 방향으로 순환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며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자산이 매각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경영 규율이 작동한다”고 강조했다.
관광산업의 높은 성장 잠재력도 REIT 활용을 뒷받침하고 있다. 관광업은 일본 전체 산업 가운데서도 상위권 규모를 차지하며, 중장기적으로 성장이 기대되는 분야다.
아키모토 사장은 “REIT 상장 준비 과정에서 해외 투자자들로부터 ‘일본 관광산업에 투자하고 싶지만 적절한 투자 수단이 없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다”며 “관광 REIT가 이러한 수요를 흡수하는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호시노리조트가 기업공개(IPO) 대신 REIT를 선택한 데에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이 전환점으로 작용했다.
그는 “2010년 전후로 호시노리조트 자체 상장을 검토했지만, 조달 자금을 운영 노하우가 아닌 시설 투자에 사용하는 데 위화감을 느꼈다”며 “대지진으로 상장 계획이 중단된 뒤 사업 구조를 재검토한 결과 REIT가 최적의 해법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회고했다.
소액 투자 확산에 대한 학계의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이지만, 경계의 목소리도 나온다. 다나베 노부유키 미야기대 명예교수는 디지털 기술 발전이 소액 투자를 가속화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디지털화를 통해 거래 편의성과 효율성이 크게 높아졌다”며 “블록체인 기반 시큐리티 토큰은 기존에 상품화가 어려웠던 자산도 저비용으로 폭넓은 투자자에게 제공할 수 있게 한다”고 말했다.
반면 투자 대상 확대에 따른 위험 관리의 중요성도 지적했다. 다나베 교수는 “자산의 가치를 극대화하려면 운용을 맡은 회사의 관리·운영 역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기술만 앞세운 투자가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자산의 실질 가치가 보이지 않게 되면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처럼 과도한 리스크가 증폭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새로운 투자 대상에 걸맞은 지표 개발의 필요성도 제기했다. 그는 “부동산은 30여 년에 걸쳐 자산 가치와 수익성을 평가하는 지표가 정착됐다”며 “콘텐츠, 농지 등 새로운 투자 자산에 대해서도 공통의 시각을 가질 수 있는 평가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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