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택 기자
sitory0103@alphabiz.co.kr | 2026-04-26 11:20:49
[알파경제=(익산)김영택 기자] 백문이 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
하림의 푸드로드 투어는 단순한 공장 견학을 넘어, 우리가 먹는 음식이 어떤 과학과 철학으로 만들어지는지 보여주는 체험의 장이다.
지난 24일 전북 익산에 위치한 하림산업의 식품 생산·물류 복합단지 ‘퍼스트 키친(First Kitchen)’.
이곳은 ‘닭고기 전문 기업’을 넘어 종합 식품 기업으로 도약을 꿈꾸는 하림그룹의 야심찬 전초기지다.
가장 먼저 발길이 닿은 곳은 즉석밥(K2)과 라면(K3)이 탄생하는 ‘키친로드’였다. 이곳의 핵심은 단연 ‘더 미식’ 즉석밥 공정이다.
현장 관계자는 “반도체 공장 수준의 청결도를 유지하는 ‘클린룸 생산 시스템 클래스 100(Class 100)’을 주목해야 한다”라며 “미생물 유입을 원천 차단해 집밥과 같은 신선함을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클린룸 생산 시스템은 즉석밥을 용기에 담는 하공정에만 적용하지만, 하림은 최상의 쌀을 선별, 씻기, 불리기, 살균, 물넣기, 밥짓기 등 전 공정에서 클린룸 생산 시스템을 적용했다.
하림은 클린룸 생산 시스템 도입을 통해 보존제나 산도조절제 없이 오직 쌀과 물로만 밥을 짓는다. 그럼에도 유통기한은 10개월에 달한다. 이는 즉석밥 성분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또 다른 차별화 포인트는 ‘뜸들이기’다. 집에서 밥을 취사하는 것처럼 천천히 뜸을 들여 밥알이 눌리지 않고 살아있는 것이 특징이다.
대개 냉수를 사용해 밥을 식히는데, 하림산업은 100℃ 이상 고온의 물을 사방으로 분사해 시간을 두고 뜸을 들인다.
물론 천천히 뜸들이기를 하면 생산 속도에서 불이익이 발생한다. 하지만, 신선하고, 정성 담긴 집밥을 만들겠다는 하림의 철학과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이런 자신감의 표현이었을까. 견학자들은 다른 회사 즉석밥들과 함께 블라인드 테스트할 수 있다.
옆 라인에서는 ‘장인라면’과 ‘오징어라면’이 쉴 새 없이 쏟아져 나왔다. <더미식 장인라면 참고영상>
메인 키친에서 만들어지는 ‘용가리 치킨’과 만두 등 익숙한 간편식들이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질서 정연하게 이동하는 모습은 장관을 이뤘다.
세 개의 공장 중심부에는 하림이 5년간 1500억 원을 투입해 완성한 ‘하림 FBH(Food Bin Hub)’가 자리 잡고 있다. 이곳은 국토교통부 인증 1등급을 받은 스마트 물류센터다.
공장에서 갓 생산된 제품들이 컨베이어를 타고 물류센터로 즉시 이동한다. 중간 유통 단계가 사라지니 비용은 절감되고 신선도는 높아진다.
무인화·자동화 시스템을 통해 실시간 통합 관제가 이뤄진다.
최근 하림산업의 영업손실 폭이 커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하림은 “FBH라는 거대 인프라가 완공된 만큼, 물류 효율화를 통한 흑자 전환이 가시화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오후에는 차로 10분을 이동해 도계 및 육가공 공정인 ‘치킨로드’를 방문했다. 국내 최대 닭고기 처리 시설답게 규모부터 압도적이었다.
인상적인 장면은 도계 초기 단계였다. 하림은 가스를 이용해 닭을 잠들게 한 뒤 공정을 시작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었다.
닭이 느끼는 고통과 스트레스를 최소화해 육질의 저하를 막겠다는 취지다. 이어지는 해체 및 발골 시연은 투어의 하이라이트였다.
숙련된 전문가의 손길에 따라 닭 한 마리가 다리, 윙, 봉, 가슴살, 안심 등으로 순식간에 정밀하게 분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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