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은행 5월 가계대출 4조원 증가…'영끌' 막차 수요 몰렸나

이준현 기자

wtcloud83@alphabiz.co.kr | 2025-06-02 10:31:03

서울 다세대 주택과 아파트 단지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이준현 기자] 지난 5월 주요 시중은행의 가계대출이 4조원을 넘어서며 올해 들어 가장 큰 증가폭을 기록했다. 오는 7월 시행되는 3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을 앞두고 대출 막차 수요가 집중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5월 29일 기준 747조2956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 말 743조848억원 대비 4조2108억원 늘어나며 4개월 연속 증가세를 유지했다.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592조5827억원으로 전월보다 3조1527억원 증가했다. 신용대출도 103조5746억원으로 1조815억원 늘었다. 신용대출 증가폭은 코로나19 대출 급증기였던 2021년 7월 이후 3년 10개월 만에 최대 규모다.

전체 금융권 기준으로는 5월 가계대출이 6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지난해 10월 6조5000억원 증가 이후 7개월 만에 최대 규모다. 월말 주택담보대출 실행이 집중되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증가액은 6조원을 상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가계대출 급증은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토지거래허가제 해제에 따른 주택 거래량 증가가 1~2개월 시차를 두고 대출 증가로 이어졌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하도 대출 수요 확대에 기여했다.

무엇보다 7월부터 시행되는 3단계 스트레스 DSR의 영향이 크다. 이 제도가 도입되면 스트레스 금리가 현재 0.75%포인트에서 1.5%포인트로 상향 조정되면서 대출 한도가 대폭 축소된다. 연소득 1억원 수도권 거주자의 경우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현재보다 약 3000만원 줄어들 전망이다.

각 은행에서는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신청이 하루 만에 조기 마감되는 '오픈런'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대출 문턱이 높아지기 전에 대출을 받으려는 수요가 급증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신용대출의 경우 2022년부터 감소세를 보여왔으나 올해 3월부터 다시 증가세로 전환했다. 3월 3527억원, 4월 8868억원에 이어 5월에는 1조원을 넘어서며 증가 폭이 확대되고 있다.

3단계 스트레스 DSR은 주택담보대출뿐 아니라 신용대출과 기타 대출까지 적용 범위가 확대된다. 차주가 갚아야 할 원리금 규모가 늘어나고 전반적인 대출 한도는 줄어들게 된다.

 

[ⓒ 알파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