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효 기자
kei1000@alphabiz.co.kr | 2023-04-18 10:24:40
[알파경제=김종효 기자] SK인크로스의 지분 구조 변화에 증권가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윤주호 엄브렐라리서치 대표이사는 알파경제에 “원래 오너였던 이재원 대표가 미상의 개인 문제로 지분을 다 팔면서 인크로스 리더십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면서 “SK그룹의 M&A 이후 나타나는 특유의 성장시간표가 임박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지난 13일 이재원 인크로스 대표는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보유한 회사 지분 전량인 5.01%(64만3687주)를 매각했다.
처분 단가는 1만5956원으로 직전 거래일 종가(1만7690원) 대비 9.8% 할인된 가격이다. 매각금액은 약 102억7000만원이다.
윤주호 대표는 “윤 대표의 지분매각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없다는 점은 주주가치를 무시하는 행위로 간주될 수 있다”면서 “이를 만회하기 위해서라도 SK는 리더십 교체와 함께 자사주 소각 등을 통해 주주달래기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인크로스는 SK그룹 투자전문 중간지주인 SK스퀘어가 지분 36% 보유한 디지털 광고 회사다.
SK텔레콤이 2019년 NHN의 보유 지분을 인수하면서 SK계열사가 됐다. 이후 2021년 SK텔레콤에서 분할된 SK스퀘어가 지분을 가져왔다. 이 대표는 지분 매각 전 SK스퀘어에 이은 2대주주였다.
아울러 윤주호 대표는 “인크로스는 최태원 회장 등 SK그룹이 집중하고 있는 AI비즈니스와 마케팅 쪽에 특화돼 성장잠재력이 충분한 만큼, 이재원 이후 SK리더십이 본격적으로 개입하면 SK텔레콤의 후광효과를 얻을 가능성이 큰 기업으로 읽혀진다”고 분석했다.
SK텔레콤은 이르면 상반기 구독서비스 T우주와 인공지능 큐레이션 서비스 티딜을 통합하기로 내부 방침을 세운 바 있다.
이남수 키움증권 연구원도 최근 “지난해 말부터 추가된 검색광고 수주 확대와 ‘티딜’의 취급고 증가 경향이 강력해 올해 성장 모멘텀은 충분”이라며 “특히 1·4분기 명절 효과가 동반된 티딜은 사상 처음 분기 500억원대 취급고를 달성한 만큼 올해는 전년 대비 2배 이상 성장하는 모습을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인크로스 지난해 처음 배당을 실시했다. 보통주 1주당 722원으로 총 52억원을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주가 부양책으로 1주당 0.66주 신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를 결의하기도 했다. 무상증자 대상은 자기주식을 제외한 보통주 722만9641주였다.
또 윤주호 대표는 “인크로스의 주가 흐름은 이재원 이전과 이후로 나눠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투자자들은 인크로스의 거버넌스 변화와 주주환원 정책 등을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인크로스는 지난해 매출액 533억원, 영업이익 196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2.9%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8.41% 감소했다. 최근 5년 매출액 연평균 성장률(CAGR)은 8%다. 5년 평균 영업이익률은 35%를 기록했다.
티딜과 미디어렙의 견조한 성장세에 힘입어 연결·별도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한 것으로 분석됐다.
마지막으로 윤주호 대표는 “창업자가 아무 설명없이 100억원 규모의 엑시트를 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이재원 대표는 인크로스 이끌 자격을 상실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면서 “최대주주 SK스퀘어는 이재원 대표의 거취를 명확하게 정리해 주던지 이재원 자신이 대표이사 자리를 알아서 내려와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재원 대표는 2025년 3월 25일까지 임기를 부여받았다.
[ⓒ 알파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