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 행동주의펀드 득일까 실일까...수익률 내고 지분 매각?

이연우

joie1121@alphabiz.co.kr | 2023-02-15 10:23:23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이연우 기자] 최근 행동주의펀드가 국내 기업들을 대상으로 활발한 주주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주주활동을 통해 고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주주활동 후 지분 매각이라는 비판도 면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SMTOWN (사진=SM)
얼라인 파트너스 (사진=얼라인 파트너스)


◇ 얼라인, SM 주주활동 참여해 높은 수익률

15일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에 따르면 얼라인이 운용하는 펀드 가운데 SM엔터테인먼트에 투자하는 '1호 펀드'의 수익률은 전일 기준 32%로 집계됐다.

2021년 9월 처음 조성된 '1호 펀드'는 투자 대상을 미리 정하지 않은 채 운용하는 '블라인드 펀드'다.

포트폴리오에 담긴 종목이 구체적으로 공개되지는 않았으나 SM과 은행주 일부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고, 현재까지 코스피 대비 53%포인트 초과 수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얼라인의 SM 지분율은 1%대 초반으로 추정된다. 최근의 SM 주주활동을 통해 SM 주가가 상승하면서 펀드 수익률에 기여했을 것으로 보인다.

얼라인은 지난해 3월 SM 정기주총에서 주주가치 훼손 원인으로 지목됐던 라이크기획과의 계약 조기 종료, 이사회 구조 개편, 멀티 프로듀싱 체제 도입 등을 요구했고 상당 부분 관철 시켰다.

강성부 KCGI 대표 (사진=연합뉴스)

◇ KCGI, 한진칼 3년·오스템은 1년 만에 매각


강성부 대표가 이끄는 사모펀드 KCGI도 오스템임플란트 주주활동 후 보유 지분을 처분하며 큰 차익을 얻었다.

KCGI는 지난해 9월부터 오스템임플란트 주식을 매수하기 시작해 올해 1월까지 6.92%까지 지분을 늘렸다.

KCGI는 오스템임플란트의 후진적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며 최규옥 회장 퇴진 등을 요구한 바 있다.

하지만 오스템임플란트 투자를 결정한 지 1년도 지나지 않아 지난달 MBK파트너스와 UCK(유니슨캐피탈코리아)가 경영권 인수를 목표로 주당 19만원에 공개매수를 시작하자 참여를 결정해 약 500억원 이상의 차익을 거둘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한진칼도 유사하다. KCGI는 한진칼의 지배구조를 개선하겠다면서 주주서한을 보내는 등 주주활동을 시작했지만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 채 보유 지분을 호반건설에 모두 매각했다.

KCGI는 국내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통한 장기적인 투자 수익을 목표로 내세웠지만, 실제 투자 행태는 이에 반한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김종효 좋은기업연구소 연구위원은 "행동주의 펀드들이 적극적인 주주활동을 내세우면서도, 자신들의 활동으로 인해 주가만 띄어놓고 단기에 지분을 매각하고 있어 본질에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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