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 대산 NCC 가동 중단…HD현대케미칼과 설비 통합

이준현 기자

wtcloud83@alphabiz.co.kr | 2025-11-26 10:14:22

롯데케미칼 대산공장 전경. (사진=롯데케미칼)

 

[알파경제=이준현 기자] 롯데케미칼이 충남 대산공장의 나프타분해설비(NCC) 가동을 중단하고 인근 HD현대케미칼과 생산 설비를 통합 운영하기로 했다.

중국발 공급 과잉으로 인한 업황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경쟁사와 손을 잡고 생산 능력을 과감히 줄이는 국내 석유화학 업계의 첫 대형 자율 구조조정 사례다.

26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대산공장 NCC 가동 중단을 포함한 사업 재편안을 확정한다.

이번 결정에 따라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은 대산 석유화학단지 내에서 각각 운영하던 NCC를 통폐합한다.

롯데케미칼이 보유한 연산 110만t(톤) 규모의 NCC 가동을 멈추고, 대신 HD현대케미칼의 85만t 설비를 통합 운영하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양사는 롯데케미칼의 설비를 HD현대케미칼에 넘기고 현금 출자를 통해 합작사(JV)를 설립한다. 합작사 지분은 두 회사가 50%씩 보유하며, 경영은 HD현대케미칼이 주도할 것으로 알려졌다.

통폐합이 완료되면 대산 단지의 에틸렌 생산 규모는 기존 195만t에서 85만t으로 110만t 줄어든다. 이는 정부와 업계가 추진 중인 국내 전체 NCC 생산량 감축 목표치(270만~370만t)의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양사는 이번 조치로 연간 수천억 원 규모의 적자를 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석유화학 업계의 수익성 지표인 에틸렌 스프레드(마진)는 손익분기점인 t당 300달러를 한참 밑도는 179달러(25일 기준) 수준에 머물러 있어 가동할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였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번 사례를 계기로 지지부진했던 다른 석유화학 단지의 구조조정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울산에서는 대한유화, SK지오센트릭, 에쓰오일 등이 사업 재편을 검토 중이며, 여수에서는 LG화학이 여수 NCC 매각 및 합작사 설립 등을 타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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