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현 기자
wtcloud83@alphabiz.co.kr | 2026-04-15 10:22:51
[알파경제 = 이준현 기자] 농협경제지주 전직 고위 임원이 부하 직원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사측이 징계 절차 없이 가해자의 사표를 수리하고 퇴직금까지 지급해 '면죄부 퇴직' 논란이 일고 있다.
15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 등에 따르면 농협경제지주 전 임원 A씨는 지난해 11월 중순 사적인 자리에 부하 직원 B씨를 불러내 강제 추행한 의혹을 받는다.
피해자 측 주장에 따르면 A씨는 B씨의 명확한 거부 의사에도 "애인하자"는 등의 부적절한 발언을 하며 신체 접촉을 이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B씨는 한 달 뒤인 지난해 12월 중순 경찰에 사건을 접수했다. 그러나 신고 당일 A씨가 이를 즉각 인지하고 B씨에게 연락을 취한 것으로 알려지며, 사내 신고 시스템 유출 및 2차 가해 의혹도 제기됐다.
직후 A씨는 사표를 제출했고, 회사는 이를 즉시 수리했다. 통상 성비위 등 중대 비위 의혹이 제기된 경우 징계 절차가 완료될 때까지 의원면직을 제한하는 것이 관행임에도 사측이 사표를 받아줘 '면죄부 퇴직' 논란이 일었다.
A씨는 퇴직금도 온전히 수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퇴직 시 법정 퇴직금만 지급했으며, 임원 퇴직 시 별도 퇴직금을 지급한 사실은 없다"고 해명했다.
피해자에 대한 조직과 유관 부처의 보호 조치도 전무했다. 사측 관리자들은 "내부 절차로 해결하자", "2차 피해가 우려된다"며 신고와 외부 제보를 만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동조합 역시 출장 등을 이유로 면담을 미뤘고, 농림축산식품부와 성평등가족부 등 10곳에 달하는 부처 및 기관에 신고했음에도 답변을 받지 못했다는 것이 피해자 측 주장이다.
철저히 고립된 B씨는 극단적 선택을 시도해 현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심각한 공황장애와 섭식장애를 겪으며 체중이 10kg 가까이 줄었다"며 "회사에서 신뢰했던 인물에게 배신당하며 삶이 무너졌다"고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사건에 대해 경찰은 당초 불송치 결정을 내렸으나 현재 검찰에서 사건을 다시 검토하고 있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사안을 엄중하게 인지하고 있으며 현재 중앙회 차원의 감사가 진행 중"이라면서도 "피해자 보호와 개인정보 문제로 세부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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