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고은 기자
star@alphabiz.co.kr | 2024-12-17 10:26:17
[알파경제=이고은 기자] 방송인 강호동이 6년 전 매입한 서울 강남의 한 건물을 166억원에 매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표면상 25억원의 시세차익을 거둔 것으로 보이나, 업계에서는 실질적인 손실을 입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호동이 보유했던 신사동 소재 건물이 지난달 20일 166억원에 매각됐다. 강호동은 2018년 6월 141억원에 이 건물을 매입한 바 있다.
해당 건물은 대지면적 192.1㎡(58.11평), 연면적 593.17㎡(179.43평)의 지하 1층부터 지상 5층 규모다. 매입 당시 대지면적 3.3㎡당 가격은 약 2억4200만원 수준이었다.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채권최고액은 84억원으로 설정돼 있어, 강호동이 매입가의 약 50%인 70억원을 대출받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단순 계산상으로는 6년 만에 25억원의 시세차익을 얻은 것으로 보이나, 취득세와 양도소득세 등을 고려하면 실제로는 손실을 입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강호동이 취득세로 약 6억4800만원, 양도소득세로 약 10억원을 납부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유라 원빌딩중개법인 이사는 "2018년은 부동산 시장이 호황이었던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이 정도의 시세차익에 그쳤다는 것은 기회비용 측면에서 상당한 손실을 본 것"이라고 분석했다.
해당 건물의 가치 하락은 주변 상권의 변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가로수길 중심부에 위치한 이 건물은 강남 상권의 중심이 압구정 로데오 등으로 이동하면서 임대 수요가 급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이사는 "가로수길 중간부는 상권이 크게 위축됐다"며 "압구정 로데오, 성수동 등 새로운 상권의 부상으로 임대 수요를 빼앗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이 건물은 전 층이 공실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가로수길 상권의 회복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이 이사는 "상권 주기는 보통 30년으로 본다"며 "압구정 로데오로 넘어간 상권의 흐름을 되돌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강호동의 건물 매각은 적절한 시기의 결정이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들은 현재와 같은 시장 상황에서 해당 건물이 매각된 것 자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 알파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