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숙 기자
parkns@alphabiz.co.kr | 2025-09-09 08:00:11
[알파경제=박남숙 기자] 미국의 8월 고용지표 충격에 연준의 9월 기준금리 인하가 기정 사실화되는 분위기다.
현대차증권 증권에 따르면, 지난주 금요일 발표된 미국 8월 고용지표에 시장은 충격을 받았다.
8월 비농업부문 신규 고용은 2만2천명 증가해 시장 예상치 7만5천명을 큰 폭으로 하회했다. 7월 신규 고용은 6천명 상향 수정된 7만9천명을 기록했지만, 6월 신규 고용은 2만7천명 하향 수정되며 1만3천명 감소했다.
비농업부문 신규 고용이 감소한 것은 2020년 12월 팬데믹 시기 이후 54개월만에 처음이다.
◇ "미 고용 부진, 경기 침체 의미 아냐"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미국 고용 약화의 원인은 관세, DOGE, 이민 정책의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고용 약화를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다.
관세가 기업 마진과 고용에 미치는 영향은 중단기적인 것으로 결국 관세는 소비자의 세금이며, 가격 전가는 연말부터 점차 시작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은택 연구원은 "여기에 내년 2분기 OBBBA 감세 효과, 금리 인하 등도 고용을 반등시킬 수 있다"며 "물론 파월의 ‘상황 오판과 뒷북’ 가능성은 경계할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도 "8월 고용지표가 미국 경기침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해석했다.
8월 실업률은 전월대비 0.08%p 상승한 4.32%를 기록하며 여전히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2020년 코로나 이전 5년 동안 실업률은 평균 4.42%를 기록했다. ‘샴의 법칙(Sahm-Rule)’을 통해 본 미국의 침체 확률은 오히려 하락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재승 연구원은 "작년 중순 샴의 법칙이 미국의 경기 침체 가능성을 가리키며 언론을 장식했던 시기와 비교하면 오히려 고용시장은 더 개선되었다고 볼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고용 이외의 지표는 양호하다. Markit 제조업 PMI를 통해 본 미국 경제는 글로벌 주요 선진국 중 가장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시티 서프라이즈 지수도 0을 상회하며 미국 경제가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경제 지표를 나타내고 있다는 것을 확인 가능하다는 것이다.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와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채권 및 주식 시장은 빠르게 반응했다. 미국 채권 시장에서는 경기 둔화 우려가 높아지며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9bp 하락한 4.086%를 기록했다. 30년물 금리도 -10bp 가량 하락했다.
주식시장은 고용지표 발표 이후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주목하며 상승 출발했지만 고용 쇼크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가 확대되면서 경기에 민감한 에너지, 금융, 산업재를 중심으로 증시는 하락했다.
김재승 연구원은 "나스닥과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대표적인 성장주로 금리 하락기에 가치주 대비 강세를 보인다"며 "러셀2000 지수는 소형주 중심으로 금리에 민감하지만, 경기에도 민감하다"고 파악했다.
경기 침체 우려가 높아질 때 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은 대형주 중심의 S&P500 대비 언더퍼폼한다. 소형주는 내수 의존도가 크고 신용 여건이 취약하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최근 러셀2000 지수는 8월 22일 파월 의장의 잭슨홀 연설 이후 강세를 보이고 있는데 이는 시장이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보다는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에 좀 더 무게를 두는 것이란 해석이다.
김두언 하나증권 연구원은 "미국 8월 고용 지표가 급락했지만, 경기침체를 의미하지 않는다"며 "고용 벤치 마크 조정에 따른 기존 수치의 추가 하향 가능성이 있지만, 익월에 8월 수치가 상향 조정되고 미국발 경기침체 우려는 빠르게 내려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 지금은 조정시 주식 매수 전략 필요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 안전자산 통화인 달러는 강세를 보이지만 최근에는 반대"라며 "8월 초에도 고용 쇼크 이후 달러는 되려 약세를 보이고 있는데 이는 전형적인 ‘달러 약세’에서 나타나는 현상이자, 금융억압에 따른 움직임"이라고 판단했다.
금융억압 하에서는 실질금리 하락은 통화가치 하락을 의미한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미국은 트럼프와 파월의 갈등과 트럼프의 정책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미국 물가는 점차 안정되고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은 결국 시작될 것이란 기대감을 갖고 투자자들이 미국채 매수에 나서고 있다"고 해석했다.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의 시작이 다가오고 있고 침체는 아직 멀리 있는 상황에서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 전 CPI 등 다양한 이벤트가 산재하고 있다.
국내 및 미국 주식은 조정 시 매수 전략이 유효하다는 조언이다.
이어 "전기전자, 제약, 화학 업종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업종 안에서는 향후 이익 개선이 예상되는 동시에 주가 수익률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덜 오른 종목을 선별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연속적인 금리인하는 달러 약세 압력을 높인다. 과거 보험적 금리인하와 원화 강세 압력이 확대된 시기는 1998년과 2019년이다. 이 시기 수익률이 좋았던 업종은 전자전기, 제약, 화학 업종 등으로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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