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실 기자
kimhs211@alphabiz.co.kr | 2025-06-27 05:00:33
[알파경제=김혜실 기자]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순자산 200조원을 돌파했다.
특히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 기대감이 더해지며 국내 증시 강세와 함께 급속도로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이에 국내 ETF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도 개인자금 유입을 바탕으로 ETF 순자산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다만 시장 성장에도 불구하고 두회사 상품으로만 자금이 몰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 2년 만에 100조원 증가...시장 성장 가속화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ETF 시장 순자산이 이달 200조원을 돌파했다. ETF가 2002년 처음 도입된 이후 23년 만의 기록이다.
ETF는 주식처럼 매매하면서도 개별 종목 주가가 아닌 주가지수나 여러 종목을 배분해 투자하기 때문에 주식과 펀드의 장점을 골고루 갖췄다. 또 운용보수 등 비용도 공모펀드보다 저렴해 투자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특히 2023년 6월 100조원을 넘어선 후 2년 만에 100조원이 늘었다는 점에서 시장 성장세가 가속화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올해 들어 5월까지만 하더라도 5개월 만에 27조원이 증가했다.
향후 ETF 시장 성장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코스피 5000' 시대를 공약하며 직접 ETF를 매수하는 등 시장 육성을 약속한 바 있어 ETF에 이미 자금이 몰리고 있다.
◇ 삼성자산, KODEX ETF 순자산 80조 첫 돌파
ETF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들도 연이어 순자산 기록 경신을 내세우고 있다. 국내 ETF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자산운용의 KODEX ETF 순자산이 업계 최초로 80조원을 돌파했다. 전세계 ETF 운용사 가운데 26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지난 24일 기준 KODEX ETF의 순자산이 80조5000억원으로, 올해 2월 순자산 70조원를 넘어선 후 약 4개월 만에 10조원 이상 늘어났다.
국내외 증시의 우호적인 환경과 더불어 파킹형 상품에 대한 투자자들의 수요가 확대됐고, 월배당 상품과 테마형 상품의 전반적인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
특히 개인들의 자금이 대거 유입됐다. KODEX의 개인 순자산 규모가 17조1000억원에서 20조원으로 약 3조원 늘어났다. 실제로 개인 투자자들이 높은 선호도를 나타내고 있는 해외주식형 순자산의 경우 7조3000억원에서 11조8000억원으로 4조5000억원 증가하며 62.1% 성장했다.
◇ 미래에셋자산운용, 개인 투자자 점유율 43% '1위'
국내 시장 점유율 2위인 미래에셋자산운용도 ‘TIGER ETF’가 순자산 70조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지난 25일 종가 기준 TIGER ETF 213종의 순자산 합계는 70조 751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1월 60조원을 돌파한 데 7개월 만에 70조원을 넘어섰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경우 미국, 중국, 인도 등 해외 각지에서 다양한 투자 기회를 발굴해 국내 상장된 해외 투자 ETF 순자산 총 50조원 중 TIGER ETF 순자산은 25조3000억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역시 개인 투자자들의 꾸준한 매수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개인투자자 점유율은 1위를 차지했다. 지난 25일 기준 국내 전체 ETF 중 개인 투자자 보유 금액(AUM)은 약 62조원으로 이 중 TIGER ETF는 27조원으로 전체의 약 43%로 집계됐다.
ETF 시장은 삼성자산운용(KODEX)과 미래에셋자산운용(TIGER)이 점유율 1·2위로 양분하고 있고, 한국투자신탁운용(ACE), KB자산운용(RISE), 신한자산운용(SOL) 등이 뒤를 잇고 있다.
이에 대해 시장에서는 상위 운용사가 시장을 거의 양분하고 있는 상황에서 하위 운용사들이 국가·자산·운용방식 등에서 차별화된 상품을 내놓지 않는다면 시장 쏠림 현상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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