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리 특파원
press@alphabiz.co.kr | 2025-02-17 10:18:19
[알파경제=(시카고) 폴 리 특파원] 트럼프 행정부가 대만의 국제기구 참여를 지지하는 가운데 미국 국무부가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문구를 홈페이지에서 삭제했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최근 홈페이지에 "우리는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문구를 삭제했다.
추가로 "대만이 미 국방부의 반도체 개발 프로젝트 등에 협력하고 있다"는 문구를 추가했다.
미 국무부는 "우리는 중국과 대만 어느 쪽에서든 현 상태를 일방적으로 바꾸려는 것에 반대한다"며 "양안의 입장 차이는 강제성 없는 평화적인 방식으로 해결돼야 하며, 양안 모두가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1979년 대만과 단교 후 중국과 수교하며 ‘하나의 중국’ 원칙을 수용했다. 하나의 중국은 중국과 대만을 분리할 수 없으며 중국만이 양안을 대표하는 유일한 합법정부라는 중국의 외교노선이다. 그간 미국이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힌 것도 하나의 중국 원칙을 따른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이런 정책의 뼈대를 이루는 문구를 일부 삭제한 것은 하나의 중국 원칙에 대한 입장 변화 가능성을 내비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기 행정부가 대만에 대한 지지 의사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린자룽 대만 외교부장은 이날 "대만-미국 관계에 대한 지지와 긍정적인 입장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냈다.
중국은 아직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속내가 편할 리 없다. 미 국무부는 2022년에도 '대만과의 관계에 관한 팩트시트'에서 대만 독립을 지지하는 않는다는 문구를 삭제했는데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형해화 한다며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 견제를 위해 대만과의 거리를 좁히는 모양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15일 독일 뮌헨에서 조태열 외교부 장관, 이와야 다케시 일본 외무상과 회담한 후 공동성명에 "대만의 적절한 국제기구에의 의미 있는 참여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는 문구를 넣었다. 또한 지난주엔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미 해군 구축함이 대만해협을 통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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