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 장사’로 배불린 4대 금융지주, 역대 최대 실적…주가는 부진

박남숙 기자

parkns@alphabiz.co.kr | 2025-02-16 10:14:28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박남숙 기자] 국내 4대 금융지주사들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이는 향후 이들 금융그룹의 주주환원 정책과 주가관리 전략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16일 한 언론매체에 따르면 KB금융의 주가는 실적 발표 이후 9일 만에 12.4% 하락해 8만원선이 무너졌다.

신한금융과 하나금융 역시 각각 3.3%와 1.1% 하락하며 보합세를 보였다.

반면, 실적과 주가 모두에서 4위를 기록했던 우리금융은 실적 발표 후 1주일 만에 주가가 10.8% 상승하는 반전을 이뤄냈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KB금융의 경우, 가중위험자산(RWA) 관리 노력이 경쟁사에 비해 미흡했고, 주주환원 예측의 가시성이 구조적으로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KB금융이 발표한 52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에 대해 "자기자본비율의 작은 변동으로도 매입 규모가 크게 변할 수 있어, 불확실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KB금융의 주가 하락이 예상보다 낮은 주주환원율과 불투명한 주주환원 정책에 기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KB금융의 2022년 총주주환원율은 39.8%로, 전년 대비 1.8%포인트 증가에 그쳤다.

신한금융과 하나금융도 호실적과 주주환원 계획을 발표했으나, 시장의 반응은 미온적이었다.

신한금융의 경우 신한카드의 부진이, 하나금융은 은행 외 계열사의 약세가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우리금융은 비과세 배당 정책으로 시장의 호평을 받았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금융이 제시한 비과세 배당은 다른 지주사들과 차별화된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리금융지주는 은행지주 중에서도 배당 비중이 크고 배당수익률이 높아, 비과세 혜택의 효과가 더욱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태준 미래에셋증권 연구원 역시 "비과세 배당이 개인 주주에게는 배당소득세 감면과 금융소득 종합과세 미포함 혜택을, 법인 주주에게는 법인세 과세이연 효과를 제공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진=연합뉴스)

국내 4대 금융지주는 작년 16조원이 넘는 사상 최대 순이익을 달성했다. 이자 장사를 통해 큰 수익을 얻은 은행을 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오는 19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금융사 CEO들과의 간담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이 원장이 금융사를 대상으로 금융사고 내부통제 강화 및 이자 장사 등에 대해서 강력한 경력한 경고의 메시지를 던질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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