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민
hera20214@alphabiz.co.kr | 2023-02-28 10:02:51
[알파경제=유정민 기자] 사우디아라비아의 인공지능(AI)·데이터 분야를 담당하는 정부 관계자 일행이 네이버 제2사옥 '1784'를 찾았습니다.
지난해 11월 마제드 알 호가일 사우디 자치행정주택부 장관 일행이 네이버 사옥을 방문한 것에 이어 양측의 교류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이 때문에 우리나라 모든 대형 건설사들과 관련 회사들이 눈독 들이는 네옴시티 수주전에서 네이버의 본격적인 실적 달성 여부가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습니다.
◇ 삼성, 네이버와 손잡다
지난해 삼성물산은 네옴시티 수주전을 위해서 네이버와 손을 잡습니다.
윤주호 엄브렐라리서치 대표는 “지난해 말 삼성물산과 네이버가 사실상 네옴시티 수주전에서 MOU를 맺은 것이 마찬가지 상황이었던 것으로 안다”면서 “본격적인 협업 발표는 삼성물산 측 연말 정기인사와 겹치면서 시기 올해 초로 지연됐다”고 말했습니다.
삼성물산은 최첨단 로봇빌딩으로 알려진 1784 건설을 직접 진행했죠. 그래서 1784에 대한 이해도가 가장 높은 건설사 중 하나입니다.
1784는 브레인리스 로봇들이 자율주행으로 건물 곳곳을 움직이면서 네이버 구성원의 일을 돕는 하나의 거대한 로봇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요.
네이버는 네옴시티 프로젝트와 관련해 디지털 트윈이나 로봇, 5G 등의 기술을 제공하는 방식을 논의 중입니다.
◇ 윤석열 정부, 네옴시티 수주전에 사활
윤석열 정부는 지난해 앞으로 5년간 전국에 270만 호의 주택을 공급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특이한 것은 윤석열 정부는 민간주도로 수요가 많은 도심·역세권에 공급이 원활히 이뤄지도록 정비사업 관련 규제를 완화하고 민간에 다양한 인센티브를 주는 주택공급 방식을 채택합니다.
이충헌 밸류파인더 대표는 “주택거래 절벽이 심화되면서 건설사들의 아파트 공급도 한계점에 다다른 것으로 분석된다”면서 “270만 호 공급 정책이 성공하려면 건설사에 또 다른 유인책을 내놔야 하는데 그것이 바로 네옴시티 수주 프로젝트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이 때문인지 몰라도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해 5대 대형 건설사를 포함해 사우디를 다녀왔는데요. 네옴시티 수주전을 위해 직접 발로 뛰는 모습이었죠.
특이하게도 네이버와 KT가 들어가 있었습니다. KT는 얼떨결에 따라간 것으로 파악됐고요. 네이버는 1784 해외 수출을 마음먹고 간 자리였습니다.
그런데, 당시 현장에 있었던 다수의 참가자 증언에 따르면 원희룡 장관 곁은 네이버 채선주 대외·ESG 대표가 항상 자리하고 있었다네요.
그만큼 원희룡과 국토교통부도 네이버의 네옴시티 수주전 참가를 격하게 반겼다는 의미로 풀이됩니다.
◇ 사우디 네옴시티, 최첨단 기술을 찾아 헤매다
빈 살만의 사우디아라비아는 눈부시게 발전한 두바이를 시기 질투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사실 사우디와 두바이는 체급 자체가 다르죠. 하지만 사우디의 수도 리야드와 두바이를 비교하면 도시와 읍내 수준의 격차를 보입니다.
이 때문에 사우디 통치자 빈 살만 왕세자는 두바이 같은 도시를 만들고 싶어 했고, 그 결과 네옴시티 프로젝트가 돛을 올렸습니다.
그래서인지 사우디 네옴시티 관계자들은 최첨단과 새 기술을 입에 달고 있다네요.
여기서 우리 건설사들이 고민이 깊었답니다. 아시다시피 건물 짓는데 세계 최고 기술을 가지고 있지만 내부를 채울 콘텐츠는 사실 거기서 거기, 대동소이하거든요.
그런데 네이버가 1784를 들고 나온 겁니다. 그냥 네이버 제2사옥으로 쓸 줄로만 알았는데 그 자체를 팔아보겠다고 나선 거죠.
사우디 네옴시티 관계자들의 반응에 고심하던 우리 건설사들, 아니 국토교통부와 원희룡 장관의 고민을 일거에 해결해 줬다네요.
물론, 네이버의 손을 맞은 쪽은 삼성이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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