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현 기자
wtcloud83@alphabiz.co.kr | 2025-07-01 10:09:29
[알파경제=이준현 기자] 부실금융기관 지정된 MG손해보험이 가교보험사 설립을 통해 재매각 절차에 들어간다.
1일 금융당국과 보험업게에 따르면 금융당국과 예금보험공사, MG손보 노조는 30일 재매각을 우선 추진하되 실패할 경우 기존 계획대로 5대 손해보험사로 계약을 이전하는 방안에 잠정 합의했다.
금융당국은 지난 5월 14일 MG손보에 신규 보험계약 체결을 금지하는 영업 일부정지 처분을 내리고, 예금보험공사가 가교보험사를 설립한 뒤 기존 보험계약을 삼성화재·DB손보·현대해상·KB손보·메리츠화재 등 5개 대형 손보사로 이전하는 정리방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MG손보 노조는 이 과정에서 대규모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며 가교보험사 설립 계획 철회와 정상 매각을 요구하며 강력히 반발해왔다. 지난 12일부터는 노조 지도부가 단식농성에 돌입했고, 30일에는 전 직원 단식농성까지 예고하며 초강경 대응에 나섰다.
이런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가 중재에 나서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양측은 30일 오전까지 협상을 이어간 끝에 절충안을 마련했다.
합의안에 따르면 예보는 가교보험사를 설립하되 일정 기간 재매각을 시도하고, 이것이 실패할 경우에만 기존 방안대로 5개 손보사로 계약을 이전하기로 했다. 매각을 위한 자산·부채 실사 회계법인 선정에는 노조가 주도권을 갖는다.
MG손보 노조는 이날 조합원 총회를 열어 281명의 동의를 얻어 합의안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한 달 가까이 이어온 단식농성도 중단했다.
배영진 MG손보지부장은 "전체 조합원을 온전히 승계하는 방안은 끝내 담보하지 못했다"며 "일부 중재안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던 점에 대해 조합원들께 깊이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MG손보는 2022년 4월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된 이후 여러 차례 매각을 추진했지만 노조 반발과 재무구조 악화로 무산됐다. 지난해 말 기준 지급여력비율(K-ICS)은 4.1%로 금융당국 권고치인 150%를 크게 밑돌고 있다.
이번 합의로 MG손보는 새로운 매각 기회를 얻게 됐지만, 이번에도 매각에 실패할 경우 최종적으로는 가교보험사를 통한 계약이전이 추진될 예정이어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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