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실 기자
kimhs211@alphabiz.co.kr | 2026-04-22 05:00:49
[알파경제 = 김혜실 기자] 미국 대형 은행들이 1분기 어닝시즌에서 시장의 예상을 크게 상회하는 실적을 기록했다.
중동발 지정학적 위기와 사모신용 부실 우려에도 불구하고 은행들은 미국 경제 펀더멘털을 확인시키며 피크 아웃 논란을 잠재웠다.
◇ 1분기 순이익 17% 급증...이자이익과 비이자수익 동반 성장
22일 삼성증권에 따르면 2026년 1분기 JP모건, BofA, 씨티, 웰스파고, PNC 등 미국 주요 5개 대형 은행의 합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6.7%, 전 분기 대비 24.1% 급증하며 시장 컨센서스를 8% 이상 상회했다.
고금리 상황에서도 순이자이익(NII)이 전년 대비 9.3% 증가하며 견조한 흐름을 보였고, 시장 변동성 확대로 인한 트레이딩 수익과 IB 부문의 약진이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 특히 씨티그룹은 순이익이 42% 폭증했다.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 및 이에 따른 유가 상승 등 매크로 우려 불구하고 총 충당금 적립액은 전 분기는 물론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특히 대손비용이 전 분기 대비 14.6% 감소하며 신용 리스크 사이클의 정점을 지났다는 평가다. BofA와 PNC는 상업용 부동산(CRE) 리스크가 충분히 통제 가능하다고 판단하여 관련 데이터 제공을 중단하거나 오히려 대출을 늘리는 등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 중동 리스크, 미 경제가 충분히 흡수...사모신용 우려도 일축
컨퍼런스 콜에서 제기된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와 사모신용 부실 우려에 대해 은행 CEO들은 상세한 데이터를 제시하며 시장의 의구심을 해소했다.
JP모건은 미국 가계 에너지 소비 비중이 3% 수준에 불과해 고유가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BofA 역시 1분기 결제 금액이 6% 증가한 점을 근거로 강력한 경제 기반이 유가 상승 여파를 충분히 흡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모신용 리스크 우려도 차단했다. JP모건은 사모신용 관련 익스포저가 총자산의 1% 수준인 500억 달러에 불과하며, 씨티그룹 역시 익스포저의 98%가 투자 적격 등급이라고 밝혔다. 철저한 담보 관리와 스트레스 테스트를 통해 시스템 리스크로의 전이 가능성을 원천 봉쇄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견조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이번 실적 컨퍼런스에서 조명된 부문은 사모신용 리스크의 시스템 리스크 전이 여부와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경기 하강 리스크였는데, 은행들은 극단적인 우려의 전이 과정이 수반되지 않는다면 현재의 펀더멘털 관점에서는 일각에서 제기되는 극단적인 상황의 발생 가능성이 높지 않음을 시사했다"라고 말했다.
◇ 2026년 순이익 11% 성장 전망...주주환원율 최대 120% 기대
미국 은행권의 2026년 연간 실적 컨센서스는 오히려 상향 조정되었다.
삼성증권은 미국 5대 주요은행들의 올해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11.1% 성장할 것으로 추정했다. 매출 성장과 더불어 영업 레버리지 확대, 적극적인 자사주 매입 효과가 가시화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1분기 미국 주요 은행들의 주주환원율은 평균 94%를 기록했으며, 올해 연간으로는 최대 120%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자본비율 규제 완화 가능성이 커지면서 은행들의 배당 및 자사주 매입 여력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김재우 연구원은 "미국 은행들이 PBR이 최근 5년래 최고 수준을 기록 중인 만큼, 추가 상승 여력에 대한 회의적 시각도 여전히 존재하지만, 추가적인 상승 여력에 대한 기대도 여전히 상존한다"라며 "향후 관건은 자본 비율 규제 완화의 확정, 은행들의 2026년 연간 가이던스와 같이 ROTCE의 상승 확인, 경기 회복 및 금리 인하에 따른 대출 수요 회복으로 인한 실적 개선 모멘텀 강화 등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 국내 은행권도 견조한 실적 전망...외국인 수급 개선 기대
미국 은행권의 호조가 국내 은행주에 대한 외국인 수급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감도 일고 있다.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완화될 경우, 견조한 펀더멘털을 보유한 은행주가 추가 상승 모멘텀을 확보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배승 LS증권 연구원은 "국내 은행권의 1분기 실적은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 따른 일부 비이자 손실이 예상되나 이자이익 증가와 안정적 대손비용을 바탕으로 미국 은행과 마찬가지로 긍정적일 전망"이라며 "전쟁과 물가상승에 따른 비우호적 대외여건은 불확실성 요인이지만 견조한 실적과 함께 4월 이후 금리, 환율 등 금융변수가 안정 조짐을 보이고 있어 어닝시즌을 거치며 외국인 수급여건 개선이 기대된다"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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