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소연 특파원
wsy0327@alphabiz.co.kr | 2026-02-09 12:17:38
[알파경제=(고베) 우소연 특파원] 일본 광학기기 제조업체 니콘이 2026년 3월 회계연도 사상 최대 규모인 850억엔의 최종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9일 전했다. 2023년 인수한 금속 3D프린터 사업에서 막대한 손실이 발생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도쿠나리 지키료 니콘 사장은 이날 온라인 결산설명회에서 "4월 새로운 중기 경영계획이 시작되기 전에 대차대조표 건전화를 고려해 다시 진행하겠다"고 엄한 표정으로 밝혔다.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8306 JP) CFO 출신인 도쿠나리 사장은 2024년부터 니콘 경영을 맡으며 'CFO 사고방식' 경영을 표방해왔다.
니콘의 주력 사업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수익 선두인 디지털카메라 분야에서는 캐논과 소니가 동영상에 특화된 신제품을 출시하며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반도체 노광장치 사업에서는 주요 고객인 미국 인텔의 실적 저조로 판매가 부진한 상황이다.
헬스케어 분야에서도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해당 국가 대학 및 연구기관에 대한 보조금을 일부 동결하면서 현미경 판매에 역풍이 불고 있다.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기대했던 금속 3D프린터 사업에서는 중국 경쟁업체들이 부상하며 시장 성장성 판단에 오류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금속 3D프린터 사업에서는 영업권 및 무형자산 손상손실을 포함해 2025년 10~12월 회계연도에 약 900억엔의 거액 손실을 기록했다. 광학부품 등 '컴팩트' 사업을 제외한 4개 주요 사업이 모두 침체에 빠진 상황이다.
경영진도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디지털카메라 사업에서는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체제를 슬림화하고 손익분기점을 낮춰 시장 침체에도 이익이 발생하도록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반도체 노광장치 사업에서는 인텔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중국 등 신규 고객 개척에 힘써왔다.
하지만 경쟁사 대비 성장시장을 내다보는 능력과 대응 속도가 부족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캐논은 반도체 노광장치의 후공정용 전용장치를 2011년 일찍 출시한 반면, 니콘은 2027년 3월까지 투입하겠다고 발표해 AI용 첨단반도체 붐에 뒤처졌다.
니콘 고위 관계자는 "솔직히 카메라 외에는 별로 이익을 보지 못하고 있다. 카메라도 라인업을 좁혀서 소니와 실력 경쟁이 된다면 이길 수 없지 않을까"라고 위기감을 토로한 바 있다.
니콘의 12월 말 자기자본은 약 5762억엔으로 자기자본비율 52%를 유지해 재무상황은 여전히 건전하지만, 축소균형에 빠지고 있다는 위기감이 사내에 확산되고 있다.
2026년 3월 회계연도 영업이익 700억엔을 목표로 한 현재 중기계획은 흑자는커녕 1000억엔 적자로 끝날 전망이다. 도쿠나리 사장과 마타테 미노루카즈 회장은 2026년 3월 회계연도 상여금 및 실적연동형 주식보수를 반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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