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대통령 "한일 과거사 문제로 협력 팽기칠 필요 없어…지적 각오 했다"

김상진 기자

ceo@alphabiz.co.kr | 2025-08-25 10:03:27

이재명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일본 도쿄 하네다공항 이륙 뒤 미국 워싱턴DC로 향하는 공군 1호기 기내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김상진 기자] 미국과 일본을 순방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한일 정상회담에서 과거사 문제 진전에 대한 우려에 대해 실용적 접근법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일본에서 미국 워싱턴DC로 향하는 전용기 내 기자간담회에서 "비판받더라도 (한일 간 협력을) 할 수 있는 것은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 국민 중 일각에서 그런 문제를 지적하는 것을 잘 알고 있고, 또 그 같은 지적을 당할 각오도 했다"며 과거사 문제와 실질적 협력을 분리해 접근하는 '투트랙' 외교 노선을 재확인했다.

과거사와 영토 문제에 대한 기존 입장을 유지하면서도 경제·안보·기후·국민교류 등 협력 가능한 분야는 추진해야 한다는 논리를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가 만족할 수준으로 완전히 해결되면 가장 좋겠지만 세상에 그런 일은 없다"며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으니 아무 것도 하지 말자'는 주장은 정치권에 많이 있는 풍조"라고 지적했다.

미중 관계를 예로 들며 현실적 외교 접근법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고 양국이 서로 경쟁하거나 대결하지만 한편으론 협력할 것은 협력하고 있다"며 복합적 국제관계의 현실을 설명했다.

과거사 문제에서도 점진적 진전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대통령은 "과거사 문제에서도 약간의 진척은 있다고 본다"며 "상호 간 신뢰와 기대를 높였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해의 폭이 넓어지고 배려가 깊어지면 과거사 문제에서 훨씬 전향적인 조치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시바 시게루 총리와의 회담에서는 대미 협상에 대한 조언을 받는 등 실질적 협력 방안도 논의됐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시바 총리가 미일 협상에 대한 내용을 구체적으로 알려줬다"며 "향후 협상에서도 세부적으로 협조해주기로 약속했다"고 소개했다.

한중관계에 대해서는 균형 외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친중 성향 우려에 대해 "외교에서 친중·혐중이 어디 있느냐"며 "국익에 도움이 되면 가깝게 지내는 것이고 도움이 안 되면 멀리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 외교의 근간은 한미동맹이지만, 그렇다고 중국과 절연하고 살 수가 있느냐"며 현실적 외교 노선을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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