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승현(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 = 박병성 기자] 삼성 라이온즈의 좌완 투수 이승현(24)이 충격적인 투구 내용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전격 말소됐다. 박진만 감독은 선발 투수 책임감 부재를 강하게 질타하며 그를 퓨처스팀(2군)으로 내려보냈다.
기대주였던 그의 갑작스러운 몰락과 사령탑의 이례적인 강경 발언은 야구팬들과 현장의 큰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번 엔트리 말소의 결정적인 원인은 지난 8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보여준 최악의 피칭이다. 시즌 두 번째 선발 마운드에 오른 이승현은 3회도 채 버티지 못한 채 2.2이닝 11피안타(2홈런) 8볼넷 12실점이라는 데뷔 이래 최다 실점의 불명예를 안았다. 92구의 공을 던졌으나 구속과 제구 모두 정상 궤도를 크게 이탈했다.
박진만 감독은 작심한 듯 쓴소리를 쏟아냈다. 박 감독은 "선발 투수는 5일의 휴식과 맞춤형 훈련 스케줄 등 왕과 같은 대우를 받는다. 그런 대접을 받고도 납득할 수 없는 투구를 했다"며 맹비난했다.
또한 "불펜진은 매일 대기하며 스트레스를 받는데 첫 경기와 이토록 큰 편차를 보인다면 벤치 차원에서 신뢰할 수 없다"고 강등 이유를 명확히 밝혔다.
이번 2군행이 단순한 엔트리 조정을 넘어 화제가 되는 이유는 이승현이 올 시즌 삼성 마운드에서 지니고 있던 기대치와 상징성 때문이다.
이승현은 시즌 개막을 앞두고 양창섭 등과 치열한 5선발 경쟁을 펼쳤다. 최고 구속 146km/h에 달하는 직구를 던지는 24세 젊은 좌완이라는 뚜렷한 강점은 벤치의 기대를 모으기에 충분했다.
두산 베어스와의 시즌 첫 등판에서 5이닝 1실점으로 호투를 펼치며 합격점을 받았다. 박 감독은 불펜 기용까지 고려했던 이승현을 확실한 선발 자원으로 낙점하고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다.
그러나 벤치의 믿음은 불과 두 번째 등판 만에 산산조각 났다. 12실점 조기 강판이라는 대참사로 경기 초반부터 신인 장찬희와 임기영 등 불펜진이 조기 투입되어야 했다.
이는 일주일 촘촘한 마운드 운용 계획을 연쇄적으로 어긋나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했다. 기대가 컸던 만큼 벤치와 팬들의 실망감 역시 뼈아팠다.
이승현의 이탈로 공석이 된 5선발 자리는 당분간 경쟁자였던 양창섭이 메운다. 양창섭은 앞선 2경기에서 롱릴리프로 나서 5이닝 2실점, 5이닝 3실점으로 제 몫을 다하며 벤치의 신뢰를 회복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