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숙 기자
parkns@alphabiz.co.kr | 2025-12-30 08:00:22
[알파경제=박남숙 기자] 12월 FOMC 이후 잠시 흔들렸던 미국 증시는 11월 CPI 발표 후 반등했다.
FOMC에서 연준 내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감이 다시 확인됐지만, 시장 예상을 하회한 CPI 결과를 통해 관련 우려는 진정됐다는 해석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새로운 연준 의장이 기준금리를 낮추기를 원한다고 언급하며 통화완화 압박을 지속했다.
연말 글로벌 금융시장도 별다른 내러티브 없이 제한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 뉴욕증시 산타랠리 연장 가능성 유효
안소은 KB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금요일 뉴욕증시 3대 지수 모두 소폭 하락하며 숨고르기 양상을 보였지만, 산타랠리의 연장 가능성은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11월 CPI 발표 후 증시 반등 과정에서 밸류에이션 멀티플 상승의 기여가 컸는데, 그럼에도 현재 멀티플은 많이 부담스럽지 않은 수준이란 분석이다.
향후 12개월 EPS 성장률 컨센서스를 고려한 PEG 배율은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이다.
안소은 연구원은 "12월 FOMC에서 발표된 연준의 국채 매입 영향, 차기 연준 의장에 대한 기대감 등 우호적인 유동성 환경에 대한 기대로 멀티플이 더 확장될 여지가 있다"며 "이익전망은 꾸준히 상향 조정 중"이라고 분석했다.
S&P 500의 12개월 선행 EPS는 연초 이후 현재까지 14.0% 상승했다. 내년부터는 2027년의 EPS 컨센서스를 반영하기 시작할텐데, 현재 2026년 대비 2027년 EPS 성장률 컨센서스는 15.0%로 형성되어 있다.
12개월 선행 EPS가 올해보다 더 빠른 속도로 상향 조정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는 설명이다.
◇ 연말 연초 제한적 변동성 속..AI 랠리 지속 전망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이번 주는 기업 실적 발표와 경제지표 발표 일정은 제한적이며 휴장도 있어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변동성이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제한적인 재료 속 수요일 새벽에 발표될 FOMC 의사록(지난번 FOMC에서 반대표가 3개나 나왔고 최근 연준 인사들 발언을 보면 서로 상반된 의견들이 뚜렷함) 내용에 대한 시장의 예민한 반응은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조준기 연구원은 "반도체 메모리 업체들이 AI 사이클 내 최대 수혜 업체로 꼽히게 되는 분위기 형성은 국내 증시에게도 매우 우호적인 환경"이라며 "하이퍼스케일러들이 엄청난 단가 상승을 수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원하는 만큼 물량을 받아가지 못하고 있다는 뉴스플로우는 결국 부족한 물건들을 만들어내는 업체들에게 주도권이 있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이웅찬 IM증권 연구원은 "내년에도 가장 시장의 관심이 가는 마켓 드라이버는 AI일 것"이라며 "올해 4분기에 이미 AI 투자에 대한 과도한 기대나 자금조달 우려가 조정세로 나타나기는 했지만, 시장 전반의 하락보다는 오라클 등 우려가 발생한 기업에 차별적으로 반영되었다"고 해석했다.
챗GPT가 공개된 이후로 AI 랠리가 몇년째 지속되고 있다지만 기술주 내에서도 그 해의 주도주는 바뀌어 왔다. AI 수혜주는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엔비디아로, 이후에는 브로드컴이나 전력기기 등으로 넘어갔다가 이제는 구글과 마이크론이 가장 강력한 상황이란 분석이다.
AI는 이제 단순 투자보다는 투자의 성과를 입증해야 하는 단계에 왔고 내년에는 스페이스X 등 대형 IPO도 많이 예정되어 있어, 기술주 내에서도 주도 테마의 변화 가능성이 예상된다.
이웅찬 연구원은 "국내 증시에 대한 비관론을 찾기 어려울 정도인데 내년 2분기부터 여러 지표들의 피크아웃 가능성이 있는 점은 우려된다"며 "내수는 2분기까지는 기저효과를 누릴 것이나 이후는 전년대비 좋아지기 어려울 것이고 디램가격은 3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올랐다"고 분석했다.
반도체 업황은 좋은 상황이지만 그 외 업종이 기댈 구석은 환율 정도밖에 없어보이는데 내년 이익전망치가 자신만만한 것도 부담스러운 부분이란 지적이다.
이 연구원은 "올해만큼의 대단한 성과가 2년 연속 나타나기는 어렵다는 사실은 유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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