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현 기자
wtcloud83@alphabiz.co.kr | 2023-07-10 11:36:59
[알파경제=이준현 기자] 많은 부모님들의 꿈이 아이를 의대에 보내는 것이다. 의대만 가면 미래가 탄탄할 거라고 믿지만 현실이 꼭 그런 것은 아니다. 뛰어난 의술이 아닌 뛰어난 마케팅 역량이 결과적으로 성공하는 의사를 만들 수 있는 현실이다.
그만큼 개원의가 마케팅을 모르면 생존 여부를 장담할 수 없다. 예산이 충분하지 않은 작은 병의원은 어떤 마케팅 전략을 세우고 실행해야 생존을 넘어 성공할 수 있을까?
알파경제는 10년간의 병원 마케팅 경험을 담은 책 '작은 병원 생존 마케팅'의 김세희 저자를 만나 그 방법을 들어봤다.
'작은 병원 생존 마케팅은'은 광고 회사를 다니던 김세희 저자가 남편의 작은 치과를 폐업 위기에서 500만 원 예산으로 자리를 잡고 병원을 성장시킨 10년간의 마케팅 업무 경험이 담겼다.
김세희 저자는 "'작은 병원 생존 마케팅'은 위기를 겪었던 10년 개원 경험을 바탕으로, 브랜드 전략을 세우고 예산을 계획적으로 운영하며 내부 담당자를 두고 환자 유입을 만들어낸 과정을 책 전반부에 담았다"고 전했다.
'작은 병원 생존 마케팅은' 후반부에는 홈페이지와 블로그, 네이버 스마트플레이스 등 실제 현장에서 사용하는 마케팅 도구 운영 방법을 매뉴얼 형태로 제공하며 병원 마케팅을 하다 보면 생기는 다양한 문제와 해결법도 더했다.
김세희 저자는 병원 마케팅 업무를 시작하게 된 계기로 "미국에서 광고를 전공하고 귀국해 대기업 광고 회사에서 다양한 브랜드를 분석하고 기획하는 일을 했다. 8년 정도 경력을 쌓고 교수가 되려고 박사 학위를 시작했을 때 남편이 강남역에 개원을 하게 됐고, 6개월 적자 상황에 구원투수로 함께 일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1년이면 자리 잡고 박사과정으로 돌아갈 줄 알았는데 10년을 병원 마케팅을 하며 직업이 됐다"고 웃어 보였다.
또 병원도 마케팅이 중요한지, 현장 분위기가 궁금하다는 기자의 질문에 "아마도 많은 부모님이 아이를 의대에 보내려고 하는 이유는 안정된 직업, 보장된 미래를 기대해서 일 것이다. 물론 아무나 가질 수 없는 면허증을 취득하면 사회에 나올 때 큰 플러스 요인이 된다. 하지만 과거와 달리 의사가 됐다고 안정된 삶이 보장되는 건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실제 현재 병의원 폐업 수가 개원 수보다 많다. 치과의사 남편이 얼마 전 의료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사연을 이야기한 적이 있다. 어느 젊은 의사 선생님이 경영난에 시달리다 폐업한 날, 직원을 모두 퇴근시키고 혼자 한없이 울었다는 이야기였다. 안타깝게도 드물지 않은 모습이다"라며 병원 운영에 마케팅이 중요해졌다고 언급했다.
김세희 저자는 "경쟁이 심해지면 더 어려움을 겪는 곳은 자본이 많지 않은 작은 병의원이다. 의사 선생님 실력이 뛰어나고 환자를 위한 마음이 아무리 커도, 마케팅을 모르면 생존이 어렵다. 병원 마케팅 활동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지 오래다"라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병원의 마케팅 담당자를 고용하고 있는데, 원장도 마케팅에 대해 알아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기에 대해 김세희 저자는 "만일 마케팅 담당자와 원장님 둘 중 한 사람에게만 마케팅을 가르쳐야 한다면 저는 1초도 고민하지 않고 원장님을 선택할 것이다. 이유는 마케팅이 바로 경영 활동이기 때문이다"라고 답했다.
그는 "보통 마케팅이라고 하면 광고를 만들고 홍보해서 우리 병원을 알리는 일이라고 단순하게 생각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마케팅은 우리 병원 이미지를 구상하고 환자와 어떤 관계를 만들지 상상하고, 그 상상을 추진하는 일이다. 매 순간 의사결정이 필요하고 그 결정이 마케팅 성공 여부를 가른다. 이 중요한 업무의 중심은 담당자가 아닌 대표여야만 한다. 마케팅 결과물의 주인은 누구도 아닌 원장님이다. 중심이 바로 서야 모든 업무가 순조롭다"고 설명했다.
또 다양한 서적을 쉽게 만나 볼 수 있는 요즘 '작은 병원 생존 마케팅'만의 특징과 장점에 대해 질문하자 "상반된 배경을 가진 사람이 썼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세희 저자는 "대행사 출신 광고주의 출신인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적은 예산으로 대기업이 이용하는 전략을 작은 병원 내부에 적용해 보고 실패와 성공을 직접 경험한 생생한 이야기를 담았다"라며 "마케팅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부정할 의사 선생님은 이제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궁금증을 가진 사람들을 위해 디테일한 노하우를 앞서 경험해 본 입장에서 쉽게 따라 할 수 있도록 설명했다"고 했다.
하지만 작은 병원은 마케팅 예상이 크지 않아 걱정이 클 수 있다. 김세희 저자는 "이가 없으면 잇몸이라는 말이 있다. 마케팅도 마찬가지다. 예산이 넉넉하면 금상첨화지만 없다면 다른 자원을 활용하면 된다. 의외로 예산을 쓰지 않고 할 수 있는 마케팅 방법들도 존재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런 예산을 쓰지 않고 활용 가능한 마케팅 방법들을 통해 매출 상승을 확인한 후 적절한 마케팅 예산을 투입할 것을 추천한다"라며 "나와 남편도 개원 후 6개월간 500만 원 예산으로 최소한을 시도한 후 효과를 확인하고 신혼집 전세금을 융통해 본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했었다"고 과거 경험담을 이야기했다.
김세희 저자는 "마케팅은 주로 고객을 유입시키기 위한 경영 활동이지만 내부 커뮤니케이션과도 연관돼 있다"고 했다.
마케팅을 적극 활용한 직원 관리에 직원들의 업무량을 줄어들고, 근무 만족도와 함께 매출은 올랐다는 것.
이렇듯 마케팅은 환자 유입부터 직원들의 만족도 및 매출 상승 직원 채용까지 병원 운영 전반에 도움을 주는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김세희 저자는 "만일 아직 마케팅을 시작하지 않았다면 우선 명확한 의도를 갖고, 병원의 가치를 표현하는 3가지 단어를 찾아야 한다"라며 "이 3개 단어를 환자에게 분명하게 전달하겠다는 의도를 가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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