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현 기자
wtcloud83@alphabiz.co.kr | 2023-06-12 09:53:37
[알파경제=이준현 기자] 은행 가계대출이 2개월 연속 큰 폭으로 증가했다. 특례보금자리론 등 정책모기지 효과로 주택구입 수요가 회복되면서다.
올해 들어 금리와 주택가격이 동반 하락하면서 주택 매매 수요는 일부 회복되며 주택담보대출 수요가 늘고 있으나, 전세대출 감소를 고려하면 의미 있는 대출 순증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 하락세가 지속되고 대손비용은 증가하면서 은행 업황은 하반기 부정적일 전망이다.
◇ 5월 은행 가계대출 4.2조 늘어…2개월 연속 증가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5월 예금은행 총대출은 2261조원으로 4월 대비 12조원 증가하며 2022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증가 폭을 기록했다.
지난 1분기 평균 증가 폭은 3조6000억원에 그쳤으며, 4월에는 9조7000억원으로 확대된데 이어 5월 들어 더욱 크게 증가했다.
특히 5월에는 지속적으로 부진했던 가계대출이 4조2000억원 증가해 2개월 연속 증가세를 나타냈다. 증가 폭은 지난 2021년 10월 5조2000억원 이후 1년7개월 만에 가장 컸다.
5월 중 전세대출은 6000억원 감소했지만 주택담보대출이 4조3000억원 증가한데다 지속적으로 큰 폭의 감소세를 이어오던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 역시 612억원 감소에 그쳐 감소 폭이 크게 축소했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2~3월 주택거래량 증가에 따른 주택구입자금 수요 확대와 전세자금대출 둔화세 축소를 5월 가계대출 확대의 배경으로 꼽을 수 있으며 이는 가계대출 금리수준이 하락한 결과로 해석 가능하다"고 말했다.
기업대출의 경우 전월 대비 0.7%, 전년 동월 대비 8.7% 높은 증가세를 이어갔다. 개인사업자대출 둔화에도 대기업대출 중심으로 높은 증가 폭이 유지되고 있는데 운전자금 수요와 고금리 환경에서 회사채 상환목적의 대출수요가 높게 유지됐다.
◇ 대출증가율 소폭 상승 예상...본격 회복은 'NO'
2분기 대출증가율이 소폭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본격적으로 대출수요가 회복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4~5월 중 총대출 증가율은 1.0%로 나타나 지난 1분기의 0.5%에 비해 증가 폭이 확대됐다.
최근까지도 가계대출 금리 하락과 주택가격 반등 및 거래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어 2분기 중 은행권 대출증가율은 1분기 대비 확대될 전망이다.
다만 정책모기지를 제외한 순수 은행대출의 경우 5월 중 1조5000억원 증가에 그쳐 정책모기지 효과에 비해 증가 폭이 크지 않은 상황이다.
전배승 연구원은 "디레버리징 강도는 완화되고 있으나 본격적으로 대출수요가 회복되었다고 보기는 힘든 수준"이라며 "2분기 중에도 은행권 NIM은 대출금리 상승 폭 둔화와 조달비용 증가로 1분기에 이어 하락추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가계 신용대출은 대형 은행의 신규 취급액 증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상환 수요가 우세했다"며 "주택 매매 수요가 일부 회복되며 주택담보대출 수요가 늘고 있으나 전세대출 감소를 고려하면 의미 있는 순증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 하반기 NIM 하락...은행주 펀더멘털도 훼손
NIM 하락이 불가피한 상황이라 은행업종 펀더멘털은 하반기 부정적인 상황이다.
NIM은 4분기를 고점으로 급락했고 대출성장률도 여전히 부진한 모습이 이어지고 있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향후 NIM 기준금리 인하가 종료되는 시점까지 지속적으로 하락할 것"이라며 "과거 기준금리 인하 구간에서는 대출성장률이 회복하면서 이자이익을 방어했지만 성장률은 크게 하락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정 연구원은 "1분기 이자이익 부진을 방어한 비이자이익 증가는 금리 급락에 따른 채권평가익 증가와 IFRS17 전환에 따른 보험이익 증가인데 모두 지속성이 떨어진다"며 "비용 면에서도 대손비용률 상승이 두드러질 전망이고, 이를 경비율 개선으로 상쇄시키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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